SH "거주 텐트 금지"…이재민 "특별재난지역 지정돼야"
이재민 "임시 거처 끝나면 어디가나…질근질근 밟아놔"
SH 숙소 연장 논의 중…서울시 결정 사항, 건의해 볼 것"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화재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까지 번져 4,5,6지구 주민들이 대피했다. 2026.01.19.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9/NISI20260119_0021131504_web.jpg?rnd=20260119135504)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화재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까지 번져 4,5,6지구 주민들이 대피했다. 2026.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임시 숙박시설에서) 사흘 후면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
서울 강남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 화재가 있었던 4지구의 60대 이재민은 이같이 토로했다. 180여명 이재민 다수는 강남구청에서 마련한 숙박시설에 머물고 있다. 해당 시설은 화재가 발생한 날부터 10일 동안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오는 26일 이후부터는 시설에서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뉴시스가 만난 구룡마을 이재민들은 며칠 뒤 임시 숙박시설에서 퇴거하게 되면 어디서 생활을 해야할 지 막막하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임시 거주지 이전 문제를 놓고 이재민 측과 마을을 관리하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이재민들은 화재로 인한 피해를 인정하고 긴급 주택 마련을 우선 요구하는 반면 SH측은 재개발을 위해 마련했던 기존 이주 계획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맞섰다.
이재민들은 향후 거처 걱정에 발을 구르고 있다. 60대 이재민은 "불이 안 붙어야 할 곳까지 완전히 전소하게끔 만들어놨다"며 "사람을 질근질근 밟아놨으면서 임대료 줄 테니 나가라면 나갈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6지구에 거주했다는 김모(74)씨도 "화재로 다 타버려서 남은 게 없다. 영하에 사람이 하나 죽어야 책임을 지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6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6.01.16.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6/NISI20260116_0021129022_web.jpg?rnd=20260116120535)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6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6.01.16.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재민과 SH 측 간 임시거처 이전 협상은 제자리 걸음이다.
전날 오전에는 SH 측이 구룡마을을 찾아 4·6지구 화재 이재민 대표 8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원들과 면담을 했다.
SH 측은 이재민들에게 임시 숙박시설 이용 기간을 30일 연장하고, 서울시 및 강남구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대신 이재민들에게 화재가 발생한 구룡마을 내에 텐트나 천막 등을 설치해 거주를 이어가는 것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시 이주주택 입주 시 보증금을 전액 면제하고 임대료를 최소 60% 감면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재민들은 SH측의 제안이 구룡마을 재개발을 위해 주민 이주를 독려하는 기존 지원책과 동일하다고 일축했다.
주민들은 SH측이 화재로 인한 대책이 아니라 재개발을 위한 이주 대책만 매몰돼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4지구 거주민이자 대책위원인 안세환(55)씨는 "화재민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고 기존 안으로 준비한 거밖에 없다"며 "기존 구룡마을 주민들한테 준비했던 것을 다시 150세대 숫자를 맞춰서 (이주를) 마무리 짓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책위원인 유충식(80)씨는 "화재민들 중에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며 "아파트 (이주) 문제는 나중이고 우선 텐트라도 치고 왔다 갔다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달라는 게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도 덧붙였다.
SH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행정청이 아니라 SH 자산을 긴급 구호 목적으로 사용할 순 없다"며 "서울시에서 결정하면 사용할 수 있으니 건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SH 측은 현재 임시 숙소 기간 연장을 위해 강남구청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이를 위해 강남구청과 서울시가 함께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숙소 연장 부분은 복지실에서 최종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SH와 강남구, 서울시 관련 부서끼리 회의가 있었다"며 "협업 체계를 구축해서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시 이주 주택 신청도 계속 받으면서 독려하고 있다"며 "이재민 신분에서도 대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업지에서 임시 이주를 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병행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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