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6만7800년 전 손자국 발견…세계 최고의 암각화

기사등록 2026/01/23 00:53:00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발견된 6만 7천800년 전 손자국 그림.(사진출처: 호주 그리피스대학) 2026.01.22.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발견된 6만 7천800년 전 손자국 그림.(사진출처: 호주 그리피스대학) 2026.01.22.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손효민 인턴기자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손 모양 벽화가 현존하는 인류 암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소 제작 시점은 약 6만7800년 전으로, 인류의 예술 활동은 물론 호주·뉴기니로 이어지는 초기 이동 경로를 새롭게 해석할 단서로 평가된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지역에서 손자국 7점을 포함한 암각화 11점의 최소 연대를 과학적으로 측정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 그리피스대 막심 오베르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동굴 유적 44곳을 조사한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됐다.

가장 오래된 손자국은 무나 섬의 메탄두노 동굴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벽화 위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광물 껍질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대를 추정했다. 해당 기법은 동굴 벽화의 최소 제작 시점을 파악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

벽화는 붉은 황토 안료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손을 벽에 댄 뒤 안료를 분사해 윤곽을 남기는 방식이다. 일부 손자국에서는 손가락 끝이 가늘고 뾰족하게 변형된 형태가 확인됐는데, 이는 흔적이 아닌 의도적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오베르 교수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계획과 문화적 의미가 필요했던 작업"이라며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매우 깊고 오래된 문화 전통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술라웨시의 동굴 벽화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 등 유럽의 대표적 구석기 벽화보다도 오래된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손자국 스텐실보다도 앞선다. 이 지역에서는 반인반수 형상이 돼지를 사냥하는 장면 등 현존 최고(最古)의 서사적 그림으로 여겨지는 벽화도 발견된 바 있다.

이번 발견은 인류가 언제, 어떤 경로로 호주·뉴기니 대륙인 사훌에 도달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일부 학자들은 인류의 사훌 도착 시점을 약 5만 년 전으로 보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최소 6만5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연구진은 술라웨시가 사훌로 향하는 북쪽 해상 이동 경로의 핵심 거점이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낮았지만, 여전히 섬과 섬 사이를 건너기 위해서는 계획적인 해상 이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국 허더스필드대의 고고유전학자 마틴 리처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 7만 년 전 왈라세아(Wallacea) 지역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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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서 6만7800년 전 손자국 발견…세계 최고의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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