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美 관세 압박에 삼성·SK 추가 투자 불가피"

기사등록 2026/01/21 14:14:46

최종수정 2026/01/21 14:16:36

관세 압박에…"美 메모리 생산 공장 투자할 것" 분석

국내 투자 감소 우려…美 마이크론과 경쟁 심화 가능성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메모리 공장 추가 건설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지난 19일 발간한 보고서 '글로벌 메모리'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관세 부담을 회피하려면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 신규 메모리 팹 건설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6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당국과 반도체 관세 면제 기준에 합의한 이후 나왔다.

미국과 대만은 2500억 달러(약 35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대만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기간 동안 생산 능력 대비 최대 2.5배까지 품목별 관세를 면제하고, 공장 완공 이후에는 생산 능력의 1.5배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아직 한국에 적용될 관세 면제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무라증권은 한국에도 유사한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테일러 파운드리 투자(약 54조원)와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투자(약 6조원)만으로는 이러한 면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한국 업체들이 메모리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을 제외하면 메모리를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투자 감소와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에서 동일한 생산 설비를 구축할 경우 투자 비용이 한국보다 20~30% 더 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향후 4년간(2027~2030년) 미국 내 신규 투자 규모는 100조~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평택 5공장에 계획한 투자 규모(약 60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미국 투자가 늘어날수록 국내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미국 생산 시 메모리 생산 비용이 최소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내 생산 메모리의 이익률이 70% 이상으로 추정되는 반면, 미국 생산 시에는 58%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 구도 역시 변수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마이크론도 같은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지만, 외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지어질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지어질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만약 마이크론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관세 면제나 보조금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반도체 숙련 인력 수급과 기업 문화 측면에서도 마이크론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시장 경쟁은 이미 격화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4%,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26% 순이다. 다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를 계기로 마이크론의 추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주에 1000억 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미 상무부로부터 보조금 34억 달러(약 4조9600억원)와 세액공제 170억 달러(약 24조8100억원) 등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관세 부과가 실제로 현실화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10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반도체 물가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100% 관세 가능성을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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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美 관세 압박에 삼성·SK 추가 투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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