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때문에 기업 안키워"…비용 손실 111조원 달한다

기사등록 2026/01/20 12:00:00

최종수정 2026/01/20 15:40:23

대한상의 SGI, 韓 경제 저성장 원인 진단

"기업, 규제 회피하려 인위적 성장 멈춰"

"성장 아니면 탈락 지원체계 등 대응책 필요"

[서울=뉴시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기업이 성장해 고용을 늘릴수록 혜택은 끊기고 규제와 조세 부담은 불어나는 한국 특유의 '성장 페널티'가 국내 경제 성장 잠재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0일 발표한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거나 기업을 쪼개는 등 규제 회피를 위한 '안주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SGI가 구조적 모형을 활용해 기업규모별 차등 규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생태계 왜곡으로 발생하는 GDP 손실은 약 4.8%, 지난해 기준 111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한 신년대담에서 "한국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 포인트씩 하락해왔고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번 분석 결과는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만 걷어내도 최근 3년치 경제성장분(2022~2025년 GDP 누적 증가액 약 103조원) 이상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SGI는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우리 경제의 신진대사인 '진입-성장-퇴출'의 선순환을 막고 기업생태계를 영세 소기업 중심으로 굳어지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기업이 5년 뒤에도 여전히 영세한 규모(10~49인)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했다. 이는 1990년대(40%대) 대비 급격히 상승한 수치로, 기업들이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규제 회피 등을 위해 현재 상태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시사한다.

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SGI는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반토막 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0.05% 미만으로 떨어져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이 시장에서 나가지 않는 퇴출의 병목 현상도 심각하다. 보고서는 "과거 60%에 달했던 퇴출률이 최근 40% 밑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좀비 기업들이 한정된 인력과 자본을 붙잡고 있어 혁신 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로막는 자원 배분의 동맥경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규제 역설로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 중견기업 위주로 고용을 창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영세 소기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저생산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생태계는 대기업과 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극심하다.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 수준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격차가 가장 컸다.

하지만 정작 고용은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제조업 내 소기업(10~49인)의 고용 비중은 42.2%에 달해 OECD 평균(22.7%)의 두 배에 육박한다. 반면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대기업(250인 이상)의 고용 비중은 28.1%에 그쳐 OECD 평균(47.6%)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SGI는 기업생태계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저생산성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성장 아니면 탈락(Up-or-Out)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유인형 지원 제도 도입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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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때문에 기업 안키워"…비용 손실 111조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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