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유족 "1심, 실족 가능성 배제…월북 시나리오 만들어"

기사등록 2026/01/19 11:56:38

최종수정 2026/01/19 12:46:25

서해 공무원 유족, 1심 판결문 공개

"재조사 필요…특검 통해야" 호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 이래진씨(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서해 피살 사건의 판결문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1.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 이래진씨(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서해 피살 사건의 판결문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전상우 수습 기자 =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고(故)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판결문을 공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씨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증거와 조사 증언을 배제한 채, 범죄에서 빠져나가려는 행위의 진술만을 다룬 재판이었다"며 "헌법 유린의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사건 초기부터 실족 가능성은 완전 배제하고, 개인 채무와 개인사를 부각해 '월북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구조나 송환을 위한 선제적 조치는 없었고, 해수부와 통일부 사이에서 책임을 미루는 상황만 반복됐다"며 이는 국가 안보적으로 심각한 오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측은 당시 감청 자료를 근거로 생존 가능성이 충분히 인지됐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국정원 감청에는 '살려주세요'라는 음성이 있었고, 살아는 있으나 눈 밑이 검게 변하고 생명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통신 감정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그대로 방치됐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과 국방부, 연평 해병대 등 감청 기록을 보면 당시 상황은 긴박했고 생명이 위태롭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구조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끌려다니는 과정에서 '자꾸 물속으로 잠긴다'는 감청 내용이 있다. 이런 상황의 결과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인데도 버려둔 살인자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족은 또 해경 수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씨는 "북한에서 발견됐다는 이유 만으로 대공 혐의 수사가 지시됐고, 개인 채무와 개인사가 부각됐다"며 "그러면서도 개인회생 절차와 변호사 증언은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진월북 프레임을 만들고 여론 동향을 살핀 뒤 개인사 채무 등으로 월북할 수밖에 없었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동생과 (사건 발생 전) 통화했을 때는 신변 이상 징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동생의 휴대전화가 꺼진 시점과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하면 실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구명조끼를 입지 못한 채 부유물에 의지해 떠다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재조사가 필요하고, 이는 특검을 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해 12월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과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시장도 무죄를 받았다. 이들이 2022년 말 차례로 기소된지 약 3년 만에 나온 1심 결과다.

재판부는 "절차적인 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와 내용적인 면에서 허위가 개입돼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의 피격과 소각 사실을 보고 받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사실을 확인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알릴 것'을 명확히 지시했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며 "고(故) 이대준씨에 대한 실종 보고와 피격 및 소각 사실 전파,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국정원 등의 대응, 해경의 수사 진행 결과 발표 등에 있어 절차를 위반하는 등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언론 발표에 있어서도 내려진 판단을 그대로 설명하려 애쓴 것으로 보이며, 내용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월북 몰이'에 대해서는 "판단의 시기에 있어 성급하고 섣부르거나 꼼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가할 순 있어도, 특정 결론이나 방향을 정해 놓고 그것에 맞춰 회의를 진행하거나 수사를 계속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1심 판결 이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병주)는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과 관련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원장, 서 전 장관 등은 무죄가 확정됐고,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직권남용 혐의도 더 다투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국가가 구조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었는지, 그 사실이 어떤 방식으로 통제 및 관리됐는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쟁점은 관련 정보의 삭제가 구조 실패와 피격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은폐였는지, 아니면 보안 유지와 정보 통제라는 직무상 조치였는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제1차 안보관계장관회의 당시 피격 및 시신 소삭 사실이 '추정 단계'라서 은폐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유족 측은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이미 특수 첩보를 통해 피격과 소각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는 데까지 의견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야말로 정보 삭제나 은폐가 시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인데도 재판부가 이를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보안'이라는 이름 아래 국민의 생명 보호 실패가 형사적 검증의 대상이 되지 못하도록 봉합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검찰의 항소 포기가 적절하지 않았음을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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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유족 "1심, 실족 가능성 배제…월북 시나리오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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