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2일 긴급 정상회의…트럼프 관세 위협 대응 방안 논의
프랑스, ACI 발동 촉구…;외교 우선' EU, 즉각 발동엔 신중
![[브뤼셀( 벨기에)=AP/뉴시스]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에 11월15일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서부 발칸지역 국가들까지 회원국으로 영입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23. 11.17.](https://img1.newsis.com/2023/11/16/NISI20231116_0020131615_web.jpg?rnd=20231116102348)
[브뤼셀( 벨기에)=AP/뉴시스]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에 11월15일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서부 발칸지역 국가들까지 회원국으로 영입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23. 11.1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에 맞서 미국에 930억 유로(약 159조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들의 EU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폴리티코 유럽, 유로뉴스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보복 조치들은 오는 21~22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유럽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간 비공개 회담을 앞두고 유럽 지도자들에게 협상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고 있다고 준비 과정에 참여한 EU 관계자들이 FT에 전했다.
EU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 이후 이르면 22일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공식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폴리티코 유럽이 복수의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930억 유로에 달하는 관세 목록은 지난해 작성됐으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다음달 6일까지 보류된 상태였다. EU 27개국 대사들은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관세 목록의 재가동과 미국 기업의 EU 단일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반강압 수단(ACI)'을 함께 논의했다.
대사 긴급 회의 내용을 전달 받은 한 유럽 외교관은 FT에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용할 수 있는 명확한 보복 수단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공개적으로는 냉정을 촉구하고 그에게 물러설 기회를 주고자 한다"며 "우리 메시지는 당근과 채찍"이라고 했다.
한 유럽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교과서적인 강압 행위로, ACI 발동 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다음달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 전략에 관심이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다보스 회담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당국자들이 EU의 보복 위협이 미국 내 초당적 압박을 키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공약에서 물러서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또 다른 유럽 관료는 “이 사안은 이미 타협이 불가능한 국면에 들어섰다. 우리는 그린란드를 넘겨줄 수 없다"며 "합리적인 미국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에 그린란드 통제권을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그린란드에서 실시된 군사 훈련을 위해 병력을 파견한 EU 회원국 덴마크·스웨덴·프랑스·독일·네덜란드·핀란드와 영국·노르웨이 등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프랑스는 지난 2023년 채택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ACI로 반격할 것을 EU에 촉구하고 있다. ACI에는 외국인 직접 투자 제한, 미국 빅테크 기업의 EU 내 서비스 제공 제한 등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동 대응을 조율하고 있고 양국 재무장관은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회동한 뒤 브뤼셀로 이동해 다른 유럽 재무장관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프랑스 부처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문제는 또한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과도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여러 EU 회원국들이 대미 ACI 발동 방안 모색에 지지를 표명했지만, 다수는 직접적인 보복 위협을 가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촉구했다고 FT가 회의 내용을 전달 받은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또다른 EU 외교관은 "우리는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우리는 협력하기를 원한다. 갈등을 추구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EU와 미국이 지난해 체결한 무역 협정의 일환으로 미국 상품에 대한 EU 관세를 인하하는 안건을 투표할 계획이었지만 유럽의회 주요 정당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에 맞서 표결을 연기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서방국가 국가안보보좌관들은 19일 오후 다보스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종식 방안을 다룰 계획이었지만, 그린란드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의제가 조정됐다고 준비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 FT가 전했다. 스위스 외교부는 "참석자나 논의 주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폴리티코 유럽도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 관세 부과를 포함한 광범위한 무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외교관 및 관계자 8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회원국 대사들은 18일 긴급 회의에서 향후 일주일간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이 신속한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 위한 구체적 대응 수단을 사전에 마련해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한다.
930억 유로 규모 보복 관세는 지난해 7월 EU-미국간 무역 협정이 체결된 이후 보류됐던 조치의 재가동에 해당한다. 이 같은 조치는 다른 선택지들에 비해 매우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한 EU 외교관은 폴리티코 유럽에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대사단 긴급 회의에 앞서 ACI 발동을 촉구했다. 폴리티코는 프랑스 대표가 회의장에서 ACI 발동을 직접 주장했다고 전했다. 다만 회원국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고 회원국들이 현 단계에서 EU 집행위원회에 ACI 발동을 공식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사단 긴급 회의에 참석한 외교관들은 EU가 어떤 선택지를 택하든 즉각 결정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신중히 접근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고도 폴리티코는 전했다.
또다른 외교관은 "유럽이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은 분명하다"면서도 "상대가 말하면 우리가 대응하고, 다시 상대가 대응하는 식의 끝없는 맞대응 국면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까지 이틀이나 사흘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뉴스도 EU 대사단 긴급 회의에서 EU 집행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에 맞서 ACI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고 회원국 대사들은 찬반 투표 없이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긴급 회의에서는 즉각적인 ACI 발동 대신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한편,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최근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하고 추가적인 조율을 위해 며칠 내로 긴급(extraordinary)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같은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한 뒤 엑스에 EU는 그린란드와 덴마크 주권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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