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그린란드 갈등' NATO 외 대안 있나…'EU 조약 42조 7항' 주목

기사등록 2026/01/16 14:09:45

최종수정 2026/01/16 14:38:23

나토 5조 집단방위보다 강제성 높아

군사력 한계…법적·정치적 강력 메시지

[브뤼셀=AP/뉴시스] 2017년 5월 자료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만난 뒤 유로파 빌딩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브뤼셀=AP/뉴시스] 2017년 5월 자료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만난 뒤 유로파 빌딩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그린란드 무력 점령 가능성에 대해, 덴마크가 갖고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덴마크 안보의 핵심은 북대서양 군사동맹인 나토(NATO)에 기반하고 있지만, 미국이 나토를 주도하는 구조 내에서는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폴리티코는 15일(현지 시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럽연합(EU) 공동방위 조항인 EU 조약 42조 7항을 발동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조항이 나토의 근간인 5조 집단방위 조항보다 더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에는 많은 조건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어떤 내용인가

EU 조약 42조 7항은 '회원국이 자국 영토 내에서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회원국들은 유엔 헌장 51조에 따라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조와 지원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정 회원국의 안보·국방 정책의 특수성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이 조항은 2009년 리스본 조약에 포함돼 있으며, 나토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중립국에게는 선택적으로 제외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분석가들은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모든 원조와 지원을 제공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토 5조보다 강제성을 띤다고 평가한다. 나토 5조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어 각국의 재량에 더 많은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병력 규모 측면에서는 나토가 훨씬 뛰어나다.

실제 발동된 적 있나

이 조항은 딱 한 번 사용된 적이 있다. 2015년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IS)가 주도한 테러 공격에 대응해 해당 조항을 발동했다. 이를 통해 프랑스는 아프리카에 주둔 중이던 병력 일부를 본국으로 재배치해 치안 유지에 투입할 수 있었고, 대신 독일을 비롯한 다른 EU 국가들이 말리 등에 병력을 파견했다.

이 요청은 EU 국방장관들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EU는 자체적인 상설 군대가 없기 때문에 프랑스는 개별 회원국들과 구체적인 군사 지원을 협상해야 했다.

어떻게 작동하나

발동 여부는 덴마크가 판단한다. 발동하려면 프랑스의 경우처럼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헝가리와 같은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린란드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다. 그린란드는 1985년 EU의 전신에서 탈퇴했지만, 여전히 덴마크 왕국의 일부다. EU 집행위원회는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조항이 발동되면 '매우 강력한 정치적·법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다음 단계는 EU 자체가 개입하는 것이 아닌 발동 국가와 각 회원국이 결정한다.

연대 성명 발표부터 재정 지원, 심지어 군사 지원까지 다양한 옵션이 있다. 다른 국가에 중재를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경제 제재를 제안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독일 녹색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은 "미군의 유럽 기지 철수, 미군 항공기 영공 통과 금지, 미국 기업 시장 접근 제한 등 가능한 대응책 목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U가 미국과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설령 원하더라도 EU는 군사력으로 미국을 이기기 힘들다. 다만 회원국들은 자국의 자원을 활용해 보다 실질적인 군사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

나토에는 어떤 의미인가

덴마크는 미국이 그린란드 합병을 강행할 경우 나토는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법적으로 나토의 종말까지는 아니어도 정치적으로는 나토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그러면 EU 차원의 해결책을 더 많이 모색하고 42조 7항을 실질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안보의 핵심 보증자였던 미국을 빼고 유럽만의 새로운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토 외교관은 "나토는 유로-대서양 지역의 집단방위를 담당하고 방위 계획과 지휘·통제 체계,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며 "EU는 재정력과 산업 정책, 규제 권한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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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린란드 갈등' NATO 외 대안 있나…'EU 조약 42조 7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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