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족극 판소리 '긴긴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 오른다

기사등록 2026/01/17 09:00:00

내달 13~14일 호주서 쇼케이스 공연

2024년 예경 PAMS 계기로 한-호주 공동 제작

호주 배우 2명 참여, 한국어·영어 혼용버전 확장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한국 어린이 문학 원작 도서 '긴긴밤'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가족극 '긴긴밤'이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는 형식으로 재편돼 호주 관객과 만난다.

판소리 창작단체 입과손스튜디오와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가 공동창작한 이 작품은 다음 달 13~14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총 4회의 과정 공유형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4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서울아트마켓(PAMS)를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시드니오페라하우스 어린이·가족·창의학습부 책임자 타마라 해리슨은 판소리 '긴긴밤'의 쇼케이스를 관람한 뒤, 작품이 지닌 서사 구조와 판소리 특유의 발화 방식, 그리고 리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감각적인 무대 언어에 주목했다.

특히 원작 '긴긴밤'이 담고 있는 다양성, 연대, 새로운 형태의 가족 관계라는 주제가 호주 관객뿐 아니라 더 넓은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히 공명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야기와 형식 모두 두 가지 언어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 작품으로 인식하게 됐다. 약 1년에 걸친 논의 과정을 거쳐 판소리 '긴긴밤'의 제작팀 입과손스튜디오와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작품 언어와 구조를 함께 재설계하는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기획 단계에서 한-호 양국 제작진이 가장 깊이 탐구한 질문은 '글씨를 읽지 못하는 어린이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 바이링구얼(한국어와 영어 혼용) 무대가 가능한가'였다.

이에 '긴긴밤' 연출가 이상숙은 영어를 사용하는 호주 현지 배우들의 발화를 기존 판소리 구조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막을 읽지 못하는 관객이 있더라도 자신이 익숙한 언어(영어 또는 한국어)를 소리와 리듬으로 듣고, 장면의 뉘앙스를 따라가면 이야기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고안했다.

이 과정에서 영어는 판소리를 설명하거나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소리'와 함께 작동하는 또 하나의 언어적 요소로 배치된다. 관객은 발음과 억양, 리듬의 대비와 반복을 통해 언어를 해석하기 보다 경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사로 진입하게 된다.

주요 창작진으로는 작·연출 이상숙, 번역·드라마터그 이경후, 음악감독 이향하, 작창 이승희,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타마라 해리슨(호주)이 참여한다.

판소리 '긴긴밤'은 루리 작가의 동화 '긴긴밤'을 원작으로 한다. 출간 이후 누적 7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은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긴긴밤 측은 "이번 쇼케이스 공연을 통해 현지 관객의 반응과 이해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가장 한국적인 판소리의 미학을 지키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유통 가능한 창작 모델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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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가족극 판소리 '긴긴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 오른다

기사등록 2026/01/17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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