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원화 약세, 韓경제와 불일치…거시건전성 조치 검토"(종합)

기사등록 2026/01/15 15:44:41

최종수정 2026/01/15 17:00:24

재경부, 美 재무장관 환율 언급 관련 외환시장 백브리핑

환율 급등 배경 저가 매수 기회 인식…제도적 대응 고민

"대미 투자 200억弗, 외환시장 고려…불안 시 조정 가능"

"자본 흐름 관리 차원 국제적으로 용인…대응 카드 검토"

"정책 효과 아직 준비 단계…통화스와프 논할 상황 아냐"

[세종=뉴시스]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박광온 기자 = 미국이 이례적으로 원화 약세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이후로도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자 정부가 자본 흐름 관리 차원의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환율 급등을 "기대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자기실현적 악순환"으로 진단하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제도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15일 외환시장 관련 백브리핑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고,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 상황을 언급한 것은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 과정에서 원화의 안정적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핵심광물 회의를 계기로 베선트 장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최근 외환시장 상황을 논의했다.

이후 베선트 장관은 14일 개인 SNS를 통해 원화 약세에 대한 문제의식을 직접 표명했고, 미 재무부도 한미 재무장관 회의 결과를 리드아웃 형태로 별도 배포하며 "원화 가치 하락이 한국의 강력한 경제 여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평가를 담았다.

이에 대해 최 관리관은 "양자 면담 당시 메시지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지만 미 재무부 내부 행정 절차와 문안 조율에 시간이 걸렸다"며 "베선트 장관이 개인 SNS에 올리는 문안도 세심하게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메시지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며 "실무선에서 계속 의견을 교환해왔고 G7 광물 회의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 속에서 메시지 형태와 강도는 협의 과정에서 정리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뉴시스]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왼쪽)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왼쪽)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미 투자 200억불 외환시장 여건 고려…불안 시 조정 가능"

외환당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과 환율 안정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최 관리관은 "앞서 공동 팩트시트에서도 미국에 대한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며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전략적 투자도 한국 외환시장 여건을 고려한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 상황이 불안정할 경우 대미 투자 규모와 시기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략적 투자 이행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성을 놓고 양국 재무당국이 긴밀히 소통·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특히 'full and faith(신의를 다해)'라는 표현이 '무조건 전액 집행'의 의미라기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한 이행의 여지를 남긴 표현이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면 'full'이라고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full and faith' 이라고 했다는 건 신의를 다해서 한다는 거라 연 200억 달러를 시장상황이 안 좋으면 안 할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국내 가수요와 심리 요인을 지목했다. 최 관리관은 "전일 환율이 1462원에 마감했고 역외 선물환(NDF) 시장도 1464원 수준이었는데 오늘 개장 직후 증권사와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달러 매수 수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펀더멘털과 환율 수준이 괴리가 있다는 베선트 장관 평가에 대체로 공감하는 듯한 모습"이라면서도 "국내에서는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수요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수요로 환율 오름세가 나타나자 역외에서 원화를 매도하던 외국인들조차 다시 달러를 매입하는 쪽으로 행태가 바뀌는 등 국내 수요가 역외 거래 행태를 끌고 가는 양상이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최 관리관은 특히 "국민과 금융기관을 포함해 '환율은 더 절하될 것'이라는 믿음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이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가수요적 성격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일 재무차관회의'에서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일 재무차관회의'에서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거시건전성 카드 공개 시사…"자본이동 관리, 국제적으로도 정당성"

외환당국은 필요할 경우 거시건전성 조치 등 제도적 대응 카드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 관리관은 "외환은 자본 흐름의 영역이고 자본 흐름 관리 성격의 조치는 IMF 등 국제사회에서도 논의돼 왔다"며 "정당성은 이론·정책 측면에서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과 금융기관의 거래에 대해 건전성 차원에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시행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원화 강세 국면에서 시행했던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등과 관련해서는 "그때 도구를 방향만 바꿔 그대로 적용하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지금 상황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 달러 거래 제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인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강한 옵션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도 "금융기관 대상 조치가 개인의 거래 행태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가능하고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7.5원)보다 12.5원 내린 1465.0원에 출발했다. 2026.01.1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7.5원)보다 12.5원 내린 1465.0원에 출발했다. 2026.01.15. [email protected]

"정책 효과 아직 준비 단계…통화스와프 논할 상황 아냐"

최 관리관은 "그동안 준비했던 정책들이 아직 실행되지 않았거나 준비 단계에 있는 부분이 있다"며 "세제 지원은 2월 초쯤 실행될 것으로 보이고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도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구체화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베선트 장관의 평가는 견조한 펀더멘털에 비춰 현재 원화 수준이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이라며 "거시경제가 안정적 균형 상태로부터 이탈해가고 있는 만큼 거시경제 안정성 회복을 위한 조치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생각하는 통화스와프는 외환 부족 등 위기 상황에서의 수단"이라며 "지금은 환율이 높지만 달러 유동성은 넘쳐나는 상황으로, 당장 통화스와프를 해야 할 명분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1.12.1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1.12.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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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원화 약세, 韓경제와 불일치…거시건전성 조치 검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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