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리알화 달러대비 84%↓ 식료품 72%↑
"아얀데 은행은 폰지 사기…대다수 국민 고통"
최대 국영 세파은행 등 최소 5곳도 부실에 흔들
![[테헤란=AP/뉴시스] AP통신이 입수한 사진에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14.](https://img1.newsis.com/2026/01/14/NISI20260114_0000920472_web.jpg?rnd=20260114080509)
[테헤란=AP/뉴시스] AP통신이 입수한 사진에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14.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이란 경제난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1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그 시발점에는 지난해 말 파산한 이란 아얀데 은행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얀데 은행의 파산은 이란 경제 붕괴의 상징이자 가속 페달이 됐다"며 "수년 간의 제재·부실대출·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화폐 발행에 의존한 이란 금융 시스템이 점점 더 지급 불능과 유동성 부족 상태에 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란 화폐 리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84% 폭락했고, 식료품 가격은 연간 72% 올랐다.
이란 경제는 수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다가 최근 몇 달 급속히 붕괴됐는데, 지난해 말 누적 손실 약 50억 달러를 안고 파산한 이란 최대 민간 은행 아얀데 은행이 도화선이 됐다는 해설이다.
아얀데 은행은 2013년 이란 재벌 알리 안사리가 설립했다. 안사리는 이란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로, 런던 북부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저택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아얀데 은행이 붕괴한 지 며칠 뒤 안사리를 제재 대상에 올리고 "부패한 이란 은행가이자 사업가"로 규정했다. 영국은 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자금 조달을 도왔다고 밝혔다.
앞서 아얀데 은행은 이란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백만 명의 예금자를 모았다. 중앙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차입을 했고, 중앙은행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 화폐를 찍어냈다.
아얀데 은행의 최대 투자 대상은 2018년 개장한 '이란 몰'이었다. 아이맥스 영화관, 실내 정원, 자동차 전시장, 16세기 페르시아 궁전을 본뜬 거울의 방까지 '도시 속 도시'처럼 호화로웠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안사리의 은행이 자신의 계열사에 돈을 빌려준 사실상 '자기 대출'이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은행 자원의 90% 이상이 '자체 관리 하의 프로젝트'에 묶여 있었다.
![[산티아고=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칠레 산티아고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하는 집회에 참석한 남성이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을 태우고 있다. 2026.01.14.](https://img1.newsis.com/2026/01/14/NISI20260114_0000921093_web.jpg?rnd=20260114082111)
[산티아고=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칠레 산티아고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하는 집회에 참석한 남성이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을 태우고 있다. 2026.01.14.
또 아얀데 은행은 수년간 일부 보수·개혁 정치인으로부터 감시받았는데, 중앙은행이 아얀데 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이유였다.
비판 여론은 지난해 말 최고조에 달해 이란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는 지난해 10월 공개적으로 중앙은행에 아얀데 은행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중앙은행은 다음 날 아얀데 은행 청산을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아얀데 은행의 부채를 떠안고 최대 국영 은행인 멜리 은행에 강제 합병했다. 당시 4200만 명이 넘는 아얀데 은행의 고객 자산이 이관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통화기금(IMF) 중동·중아시아국 부국장을 역임한 아드난 마자레이는 "아얀데 은행은 막강한 인맥을 가진 부패한 은행이었다. 이란 은행 시스템 자체가 권력층의 부를 축적하는 통로라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란 은행 최소 5곳 비슷한 상황"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 은행 최소 5개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고, 그중에는 과거 다른 부실 은행을 흡수했던 이란 최대 국영 은행 '세파 은행'도 포함돼 있다.
국제 제재로 자금이 부족해진 이란 은행들은 담보 없이 고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중앙은행의 긴급 유동성 제도에 의존했고, 그 자금은 종종 정권과 연결된 투기나 대형 건설 사업으로 흘러갔다.
중앙은행은 대출 자금을 뒷받침하고자 돈을 계속 찍어내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경고한 대로 인플레이션 악순환과 통화 약세로 이어졌다.
특히 이란이 국가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금융 시스템을 갖게 된 시점이 국가적으로 최악의 시기였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헤즈볼라·시리아 아사드 정권 같은 동맹이 몰락했고, 지난해 6월 이스라엘·미국과 충돌을 빚었으며,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도 물러서지 않아 달러 자금줄 등이 모두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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