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양서 죽은 사람은 어떻게 고향으로 갔을까

기사등록 2026/01/14 15:14:29

최종수정 2026/01/14 15:47:30

국립민속박물관, 18~19세기 상장례·제례 일기 발간

조선 후기 장례 절차·비용·조문객 등 상세히 기록

민속·역사학, 경제·생활사 연구 전반 활용할 자료

[서울=뉴시스]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6.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6.0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린 수습 기자 = 조선시대, 한양에서 숨을 거두면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갔을까. 교통과 행정 체계가 지금처럼 갖춰지지 않았던 조선 후기, 한 사람의 죽음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공동체 전체가 감당해야 했던 과제였다.  그 구체적인 과정을 날짜별로 기록한 일기들이 한권의 총서로 묶어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상장례(喪葬禮) 과정을 담은 일기 8건을 수록한 '상장례·제례일기'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4권에 해당하는 이번 자료집에는 상장례 절차, 제향 운영, 묘지 개장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서울=뉴시스] 『상장례·제례 일기』 수록 자료 초종록(初終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6.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상장례·제례 일기』 수록 자료 초종록(初終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6.0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금산에서 세거한 파평윤씨 집안의 장사일기(葬事日記)다.

'초종록(初終錄)' 등 4건의 일기에는 서울에서 별세한 인물을 고향으로 운구해 장례를 치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다. 언제 운구를 시작했고, 어떤 인력을 동원했으며, 비용과 물품은 어떻게 마련했는 지까지 빠짐없이 기록돼 있어 19세기 중반 사족 가문의 장례 문화와 경제적 부담, 인적 네트워크 등을 보여준다.

이 일기들은 삶의 끝에서 드러나는 가족과 공동체의 책임, 그리고 기억을 남기려는 인간의 보편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상장례가 한 가정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종중, 지역 공동체가 함께 감당한 하나의 공적 과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어머니 삼년상을 기록한 아들의 일기 '망극록(罔極錄)' 역시 당시 상장례의 현실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문헌 속 예법을 따르려다 겪은 시행착오, 가세가 어려워 절차를 간소화해야 했던 사정까지 적혀 있어 18세기 후반 무관 가문의 상장례 실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일기류 소장품에 담긴 연속 기록의 가치를 발굴하고 시기·주제별 생활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추진해 온 탈초·번역 및 총서 발간 사업의 일환이다. 탈초는 초서로 된 글씨를 읽기 쉬운 필체로 바꿔 쓰는 작업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총서가 민속학은 물론 역사학, 경제사, 생활사 연구 전반에 활용 가능한 기초 자료라고 설명했다.

접근이 어려웠던 한문 필사본을 탈초하고 현대어로 번역했으며, 고화질 원문 영인 이미지도 함께 수록해 누구나 쉽게 읽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 측은 "이 기록들을 통해 효(孝)와 추모의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의 장례 문화와 애도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4권 '상장례·제례 일기'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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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양서 죽은 사람은 어떻게 고향으로 갔을까

기사등록 2026/01/14 15:14:29 최초수정 2026/01/14 15: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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