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iOS 냉전 저문다…애플 AI비서 '시리' 두뇌에 제미나이 채택(종합)

기사등록 2026/01/13 11:07:10

최종수정 2026/01/13 11:46:24

애플-구글, AI 파트너십 체결…'시리' 업그레이드에 구글 제미나이·클라우드 투입

'경쟁자'→'동반자'로…검색 이어 AI도 구글 SW 탑재

구글, 안드로이드-iOS 양대 모바일 AI 플랫폼 장악…역대 4번째 시총 4조弗

[서울=뉴시스] (위쪽부터) 구글 제미나이, 애플 인텔리전스 로고 (사진=구글, 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위쪽부터) 구글 제미나이, 애플 인텔리전스 로고 (사진=구글, 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이주영 기자 = "(구글) 안드로이드를 파괴할 것이다. 구글이 애플 아이디어를 훔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핵전쟁도 불사할 것이다."

월터 아이작슨이 2011년 발간한 전기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전 구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구글이 아이폰의 인터페이스 일부와 사용자 경험(UX)을 베꼈다며 애플의 은행 잔고 400억 달러(약 58조9000억원)를 모두 써서라도 안드로이드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스마트폰 시대 주도권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으로 꼽힌다.

전기가 나온 지 15년이 지난 2026년, 안드로이드와 iOS로 양분됐던 모바일 OS 전쟁은 인공지능(AI)에서 승패가 갈렸다. 애플이 구글의 AI 기술을 전격 수용하면서 주도권이 구글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12일(현지 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애플과 다년간 AI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 계약에 따라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이 구글 제미나이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올해 출시 예정인 AI 비서 '시리' 새 버전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 주요 기능에 활용될 전망이다.

애플은 "신중한 평가 끝에 구글 AI 기술이 자사 모델에 가장 적합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며 "이 기술이 애플 기기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혁신적인 새로운 경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독자 노선' 고집한 혁신의 아이콘, 데이터 장벽에 막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캠퍼스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아이폰 X를 소개하고 있다.  2017.09.13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캠퍼스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아이폰 X를 소개하고 있다.  2017.09.13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큼 기계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하나하나까지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통제하는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안드로이드와 달리 iOS라는 폐쇄적인 앱 생태계였다. 충전 단자조차 공용 표준인 'USB-C 타입' 도입을 수년간 거부하며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유지하는 등 철저한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AI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외부 모델 의존을 최소화하고 온디바이스 AI와 자체 모델 개발에 집중해 왔다. 실제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AI에 투자하며 자체 언어 모델과 AI 전용 칩 개발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강한 독자 노선은 구조적 한계로 작용했다. AI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는 폐쇄적인 생태계만으로 축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웹과 검색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학습해 온 구글과 비교하면 애플은 AI 학습을 위한 재료 확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애플이 자사 브라우저 '사파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검색 엔진은 구글에 의존해 온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검색 트래픽과 이용 맥락이 결과적으로 구글 검색 생태계에 축적되면서 애플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검색·행동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독자 기술만으로는 구글 제미나이나 오픈AI GPT와 같은 AI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안드로이드 이어 iOS '뇌'도 구글이 점령

[서울=뉴시스] 애플은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쿼이아 15.2의 출시를 12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은 글쓰기 도구에 결합된 챗GPT를 활용하는 모습. 2024.12.12.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애플은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쿼이아 15.2의 출시를 12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은 글쓰기 도구에 결합된 챗GPT를 활용하는 모습. 2024.12.12.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독자 기술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한 애플은 2024년 '시리'에 챗GPT를 통합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당시 애플은 이를 통해 부족한 복잡한 추론 능력을 보완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리가 답을 모를 때 사용자에게 챗GPT 사용을 묻고 승인을 받아야만 호출되는 외부 서비스 연동에 가까웠다.

이번 제미나이 협력은 외부 AI 모델을 애플 AI 기본 구조에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챗GPT 탑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의 '뇌'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9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5.09.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9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5.09.19. [email protected]

이로써 구글은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이어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애플 진영까지 자사 AI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어디든 AI만큼은 구글 기술을 쓰는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오픈AI 등 신흥 AI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계약으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의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클래스 A주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5% 이상 증가하며 한때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890조원)를 돌파했다. 시총 4조 달러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세 기업만 달성한 기록이었다.

한편 검색 엔진에 이어 AI 모델까지 구글 기술이 아이폰 핵심에 이식되면서 플랫폼 지배력 확대를 둘러싼 반독점 규제와 빅테크 견제 논의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법원이 구글의 검색 독점 행위에 대해 제재를 내린 상황에서 이번 AI 결합 역시 AI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어 규제 당국의 주목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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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iOS 냉전 저문다…애플 AI비서 '시리' 두뇌에 제미나이 채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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