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저효과로 2% 성장 가능성은 열려
전문가들 "건설·재정 중심 전략으론 한계"
"방향 맞지만 생산성·노동·구조개혁 빠져"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1.09.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21121157_web.jpg?rnd=2026010915193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1.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임하은 박광온 기자 = 정부가 올해를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제시하며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이라는 방향 설정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조개혁'과 '생산성 제고' 해법이 빠져 있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 섞인 진단을 내놨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2% 성장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건설투자·재정 중심 전략으로는 중장기 체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1.0%)보다 확대된 2.0%로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성장전략은 성장 패러다임을 대전환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동시에 달성하는 경제 대도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외적으로는 인공지능전환(AX)·녹색전환(GX) 등 산업대전환과 중국 기술추격, 자국우선주의, 밸류체인 위기 등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적극 대응하고, 대내적으로는 불평등과 격차 완화, 경쟁과 갈등의 악순한을 극복해 초혁신성장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거시경제 적극관리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균형성장 및 양극화 극복 ▲대도약 기반 강화를 4대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1/08/NISI20260108_0002036627_web.jpg?rnd=20260108162459)
[서울=뉴시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2.0% 성장 전망과 관련해 "성장률 2.0%는 전혀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며 "반도체 시장이 올해는 간다는 평가가 많고 기저효과도 있어 1% 후반에서 2.0%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성장률 자체보다 구성"이라며 "설비투자는 큰 변동이 없고 경상수지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보이는데 성장을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건설투자를 과도하게 잡은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투자를 성장 전략의 전면에 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성진 교수는 "건설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가져가는 것 자체가 의문"이라며 "1960~70년대식 토목 중심 전략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재건축은 계획에서 착공까지 7~10년이 걸리고 수주가 늘었다고 해도 어떤 수주인지 불분명하다"며 "기저효과로 숫자가 좋아 보이는 것을 성장 전략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도 2.0% 성장 가능성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2025년 성장률이 1.0% 수준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에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2.0%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특히 건설투자에서 기저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건설 경기가 호황이어서가 아니라 전년 대비 효과"라며 "확장 재정은 당해 연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이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6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5.10.26.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6/NISI20251026_0021030341_web.jpg?rnd=20251026161515)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6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5.10.26. [email protected]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국채 발행 증가로 인한 이자율 상승 압박과 물가 상승 위험, 노랑봉투법의 시행 이후 투자 축소, 외환시장 불안정, 구조조정 지체, 부동산 버블로 2%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구조개혁 부재'를 가장 큰 한계로 지적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전면에 내세운 점 자체는 의미 있지만 이를 높이려면 필연적으로 구조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며 "이번 전략에는 그 핵심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투입 중심의 양적 성장 전략은 많지만 기득권의 부담을 전제로 한 자원 재배분 방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광석 교수 역시 "6대 구조개혁은 공약으로만 존재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연금 개혁처럼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과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성은 의미 있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칠 수 있다"며 "지금은 경기 진작이 아니라 성장 도약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산업 다변화 전략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정부가 반도체 중심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방산·바이오·문화·인공지능(AI)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고 한 데 대해 강성진 교수는 "반도체는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잘해서 하는 것"이라며 "방산도 국제 정세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이 크고 장기적 성장 동력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이나 벤처, 신산업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부족하다"며 "AI 역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제도적·규제적 기반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김광석 교수는 "전통 산업이라도 고부가가치화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산업계가 설비투자와 자본지출(CAPEX) 투자를 지속할 때 자본 투입이 늘고 이것이 잠재성장률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정책도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을 산업으로 돌리려는 취지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I 전략에 대해서는 방향은 맞지만 전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종욱 교수는 "AI 투자는 필수 과제이지만 한국은 미국처럼 원천기술 프론티어 국가가 아니다"며 "제조업과 결합된 피지컬 AI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뿌리산업, 전력 인프라, 에너지 전략이 함께 가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동시장과 인구 문제 역시 원론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종욱 교수는 "저출산·고령화의 원인은 좋은 일자리 부족, 높은 주거비, 양육 부담, 노후 불안"이라며 "해법은 고부가가치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구조 개혁인데 이번 전략에서는 이런 근본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양준모 교수는 "정부 대책은 탁상공론에 불가해 실제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대책은 전무하거나 AX와 GX 중 일부 정책은 고비용 체제로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경기 활성화에 부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지방주도성장과 양극화 완화 방침에 대해서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강성진 교수는 "지방주도성장이라는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다"면서도 "산단을 만들고 인센티브를 준다고 기업이 저절로 지방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석 교수도 "지방 경기 진작은 국가 전체 경기 진작으로 연결된다"며 "뒤처진 지역을 끌어올려 평균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강성진 교수는 "2.0% 성장은 반도체 흐름에 따라 가능할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수단은 보다 현실적이고 민간 중심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모 교수는 "정치적 수사가 매우 강한 대책발표"라며 "과감한 규제 완화, 인력양성시스템 수월성 제고, 국가혁신시스템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01.09.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21121071_web.jpg?rnd=20260109141306)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01.0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