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지도자 아닌 로드리게스 부통령 통해 석유 이익 등 챙길 가능성
베네수 지도부 협조 안하면 지상 침공 가능성도 커
콜롬비아 무장 단체와 연합해 게릴라전 펴는 경우 내전으로 갈 수도
![[마드리드( 스페인)=신화/뉴시스] 마드리드의 미 대사관 앞에서 4일 베네수엘라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집회에서 "테러리즘 반대, 제국주의 반대"를 쓴 종이를 든 채 미국의 무력침공과 국제법 위반에 항의하고 있다. 미국의 무력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강제납치는 세계적으로 강력한 반대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2026. 01.05.](https://img1.newsis.com/2026/01/05/NISI20260105_0021115508_web.jpg?rnd=20260105004302)
[마드리드( 스페인)=신화/뉴시스] 마드리드의 미 대사관 앞에서 4일 베네수엘라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집회에서 "테러리즘 반대, 제국주의 반대"를 쓴 종이를 든 채 미국의 무력침공과 국제법 위반에 항의하고 있다. 미국의 무력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강제납치는 세계적으로 강력한 반대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2026. 01.0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의 3일 새벽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공격 명령을 승인한 지 2시간 여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공격 승인을 한 것은 2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고 난 뒤인 밤 10시 46분(미 동부시간·카라카스 오후 11시 46분)이었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 및 후송을 맡았던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 대원들을 실은 헬기가 카라카스 마두로의 안전가옥에 도착한 것이 현지 시각 3일 오전 2시01분으로 미국측의 발표대로만 보면 공격 명령 2시간 15분 만에 체포에 돌입했다.
헬리콥터들은 공격을 받아 한 대가 피격됐지만 비행은 가능한 상태였으며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체포됐다.
베네수엘라 전문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경제정책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이자 덴버대 교수는 3일자 포린 어페어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을 잠자는 동안 너무나 쉽게 체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교수는 “이는 마두로를 경호하던 군대 내부에 어떤 공모가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권 전체가 마두로를 배신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일종의 궁정 쿠데타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확고한 결심’ 작전이 끝난 뒤 이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가 트럼프의 표현대로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내 활동을 승인하는 등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체포 등 작전 가능성이 높았다.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 군과 경호부대 등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을 것에 비하면 ‘너무 쉽게’ 마두로 안가의 침대까지 들어가 체포하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포린 어페어즈는 로드리게스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두로 체포 이후의 베네수엘라 정세를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교수는 마두로 대통령이 없어도 그가 세운 정권은 여전히 군부와 보안군을 장악하고 있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마치 지도자가 암살당했을 때와 매우 유사한 상황으로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가 대통령직을 승계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3일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가 협력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군사 작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4일에는 애틀랜틱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가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지금 뉴욕(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드리게스 교수는 미국은 앞으로 베네수엘라에 영향력을 행사할 팀을 구성하고 정부에 여러 요구를 들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그런 요구를 들어줄까.
저항하는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군사적 위협이 실효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를 ‘운영’한다고 할 때 석유 산업 장악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마두로도 지난해 “우리 석유 산업과 관련해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가라”고 한 바 있다.
-마두로의 제안을 거절했던 트럼프가 로드리게스에게 왜 비슷한 협력을 요구하려 하나.
트럼프는 마두로 이후의 정부를 설령 마두로 측근들이 이끌더라도 협력할 의향이 있는 지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출마가 막혔던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현 정부와 협력해 석유 안보 및 국가 안보와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 정권이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트럼프는 군사 공격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상 침공까지 감행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석유 산업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마치 미국의 보호령처럼 운영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네수엘라가 계속 저항하고 침공이 일어난다면
이번 공습을 보면 지상 침공도 군사적으로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베네수엘라군은 미군에 저항하거나 실질적인 위협을 가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를 점령하는 것은 쉽지 않다.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 그리고 활동적인 준군사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무정부 상태에 빠지기 쉬운 곳이다. 군부 내 일부 세력이 콜롬비아 무장 단체들과 연합해 게릴라전을 펴는 경우 내전으로 갈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미국의 작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까.
악랄한 지도자라도 미국이 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좋은 전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를 싫어해 그의 퇴진을 반길 것이다. 그의 축출을 축하하는 자발적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국민들은 끔찍한 위기를 겪었다.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4분의 3이 감소했고, 800만 명의 국민이 나라를 떠났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지쳐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며 압도적인 다수가 이런 국면이 마무리되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
-야당은 미국의 개입을 요청했고 개입해서 마두로가 축출돼 환영하지만 트럼프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도자로서 필요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정권을 장악할 준비가 된 반군 세력 등의 지원이 없다. 그가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었는데 트럼프가 그 기반을 무너뜨렸다.
트럼프는 선거에 대한 언급없이 베네수엘라가 안정될 때까지 미국이 통치하겠다고 했다.
마차도와 측근들은 베네수엘라 군과 정치 지도부 거의 전원을 투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마차도가 집권하면 통치 불능과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너무 빨리 새 선거를 치르면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
트럼프는 이번 공격을 민주주의가 아닌 석유 문제로 몰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심각한 오판이다. 베네수엘라에 석유 자원을 미국에 넘기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회에 엄청난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미국이 로드리게스 대통령과 손잡고 정치 개혁을 압박하지 않는다면 야당의 불만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야당은 독재자들을 권력에서 몰아내고 국민에게 자유와 자치권을 안겨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미국과 석유 거래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는 그들이 원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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