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인환, 〈남자가 남자를 만나는 곳, 서울〉, 2020, 향가루, 436×618cm. (오른쪽)이강승, 〈무제(킹 클럽)〉, 2021, 린넨에 아크릴, 나무, 146×213.4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의 2026년 전시는 동시대 미술이 사회의 변화와 다층적인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조망한다. 대규모 퀴어 미술전과 두 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관계’와 ‘공존’, 그리고 신체와 세계의 새로운 감각을 재사유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첫 전시는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전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Spectrosynthesis Seoul)’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퀴어 미술의 다층적 지형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70여 명(팀)이 참여한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과 이용우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트랜스(trans)’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신체, 젠더, 인종, 생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퀴어적 존재 조건을 탐구한다. 익선동, 낙원동, 이태원 등 서울의 퀴어 시공간을 매개로 기억과 장소, 형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한국 퀴어 예술의 실천과 전위적 감각을 조명한다.
전시는 선프라이드재단과 공동 주최되며, 퍼포먼스와 강연,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퀴어 미술을 둘러싼 담론과 실천이 교차하는 공존의 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7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는 함양아 개인전(가제)이 더그라운드와 스페이스 1·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장기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를 중심으로,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거대 구조적 서사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금융화, 기술 발전 등 현대 사회를 구성해온 거대 서사가 개인의 삶에 남긴 흔적을 대규모 원형 프로젝션 설치와 웹 프로젝트를 통해 풀어내며,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는 서사적 실험의 장으로 확장된다.

〈학대의 리듬〉, 2025, 아크릴 판, 스티로폼, 우레탄 레진, 실리콘, 퍼티, (알루미늄 바 제외) 76×181×12 cm. © 김상태. 사진 제공: 작가. 〈죽는 중〉, 2025, 우레탄 레진, 에폭시 퍼티,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 브론즈 철사, 실리콘, 실리콘 호스, 흑연가루, (검은 철사 제외) 약 140×70×280 cm. © 김상태. 사진 제공: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2026년 마지막 전시는 10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열리는 최하늘 개인전(가제)이다. 최하늘은 통제할 수 없는 신체의 리듬과 불일치의 감각에 주목하며,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어온 ‘정상적인 몸’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고한다.
발작, 비틀거림, 몽유 상태 등 의식과 신체가 어긋나는 순간에서 포착한 조각들은 과도하게 노출된 전시 공간 속에서 흔들리고 젖으며, 신체 불일치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몸의 제어가 실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을 통해 신체와 규범의 관계를 다시 묻는 전시로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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