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추격 ‘유령선단’ 유조선 벨라 1호, 러시아에 구조 요청?

기사등록 2025/12/31 06:34:56

최종수정 2025/12/31 06:44:24

선박 측면에 러시아 국기 도색·선원 러 국적 주장

벨라 1호, 러시아·이란·베네수 석유 수송 ‘유령 선단’으로 다국 제재 대상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중인 러 도움 제공 여부 미지수

[서울=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단속을 이유로 소형 선박을 공격했다며 10월 4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사진. 2025.12.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단속을 이유로 소형 선박을 공격했다며 10월 4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사진. 2025.12.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군에 의해 추격을 받고 있는 ‘유령 선단’ 유조선 벨라 1호가 러시아의 보호를 요구하려는 듯 선체 측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린 채 도주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제재 대상 선박 등을 ‘유령 선박’이라며 나포하고 있다.

미군은 10일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스키퍼’를 나포한 데 이어 20일에도 파나마 국적 ‘센츄리스’를 억류했다.

두 선박 모두 미군의 나포에 도주나 저항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군이 처음으로 나포를 시도한 ‘벨라 1호’는 대서양으로 향해 추격을 피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벨라 1호 승무원들은 탈출 과정에서 유조선에 러시아 국기를 칠했고, 자신들이 러시아 국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벨라 1호는 지난해부터 이란산 석유를 운송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아 왔으며 미국은 이 석유가 테러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해당 선박이 최근 지중해로 들어가려다 북서쪽으로 항로를 변경해 그린란드나 아이슬란드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현재는 석유를 싣지 않고 비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벨라 1호의 위치 추적 장치는 17일 이후 작동하지 않아 NYT는 미군을 피해 도주 중인 이 선박을 추적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벨라 1호가 유효한 국기를 게양하지 않아 국제법상 승선 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카리브해에서 조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해안경비대가 미 해군 함정을 따돌릴 능력이 없는 유조선에 즉각 승선하지 않고  대기하는 이유를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NYT는 이와 관련 벨라 1호에 승선하려면 적대적인 승무원이 탑승한 움직이는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특수 승선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상 민간 유조선이 군의 승선 요구에 응하지 않고 도주하는 경우는 드물며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나포된 두 유조선 승무원들도 모두 승선에 동의했다.

관계자들은 해당 선박이 과거 이란 석유 거래에 관여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압류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벨라 1호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제재를 위반하여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유령 선단’의 일부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벨라 1호 승무원의 대부분은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 출신이라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가 미군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비난하고 있으나 유령 선박 나포 등을 저지하기 위해 도움을 제공할 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마약 단속을 방해하는 경우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주 선박 선원들이 그들의 주장대로 러시아 국적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는 유령 선단 벨라 1호에 대한 러시아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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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추격 ‘유령선단’ 유조선 벨라 1호, 러시아에 구조 요청?

기사등록 2025/12/31 06:34:56 최초수정 2025/12/31 0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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