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서 쿵…어르신 낙상, 며칠 뒤에 알게된 '뇌손상'

기사등록 2025/12/31 01:01:00

최종수정 2025/12/31 05:57:31

당뇨병·혈액응고 억제 약물 복용 중이면 뇌출혈 위험 커

노화로 뼈의 밀도 낮아져 충격에 약해 고관절 위험 높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2.0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겨울철 빙판길 낙상은 노인에게 뇌 손상과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위험은 큰 사고다. 특히 낙상 직후 별다른 통증이나 외상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철 빙판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 뇌진탕, 두개골 골절, 뇌출혈 등의 '두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등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노인은 낙상 후 지연성 뇌출혈 위험이 크다. 이러한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거의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서서히 진행해 뒤늦게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백장현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들은 뇌 위축으로 두개골과 뇌 사이 공간이 넓어 작은 충격에도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벼운 뇌진탕처럼 보이더라도, 고위험군 노인의 경우에는 며칠 이상 증상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낙상 직후에 괜찮다가 수일에서 수주 뒤 두통, 구토, 의식저하, 보행 이상,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뇌 영상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노인 낙상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손상으로 '고관절 골절'도 빼놓을 수 없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로 골반과 허벅지 뼈를 연결하는 부위다. 쉽게 몸통과 다리를 이어주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고, 걷거나 뛰는 등 일상적인 모든 움직임에 관여하며, 한번 손상되면 보행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관절이다.

노인에게서 고관절 골절이 흔한 이유는 노화로 인해 뼈의 밀도가 낮아져 충격에 약해지고,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도 줄어 넘어질 때 충격 흡수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박재형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을 입으면 걷고 뛰는 것이 어렵고 잠시 서 있는 것도 힘들어진다"며 "노인의 경우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게 되면 신체가 점차 쇠약해지고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 결국 사망 위험까지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겉으로 보이는 외상이 없고 초기 통증이 크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걸을 수 있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골절 부위가 어긋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보행 능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낙상 이후 엉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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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에서 쿵…어르신 낙상, 며칠 뒤에 알게된 '뇌손상'

기사등록 2025/12/31 01:01:00 최초수정 2025/12/31 05: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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