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일했다"는 인천 노동자 5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

기사등록 2025/12/30 15:48:15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월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공고를 보고 있다. 2025.11.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월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공고를 보고 있다. 2025.11.12.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전예준 기자 = 인천에서 몸이 아파도 일을 한 노동자가 5년 전보다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출산 여성 노동자의 일자리 안정성도 더욱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인천시가 최근 공개한 제2차 인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몸이 아픈데도 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노동자 중 39.5%였다. 이들이 아파도 일한 평균 근무 일수는 9.1일이었다.

이는 지난 2020년 인천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1차 조사에서 '질병 중 근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의 비율(14.2%)과 근무일수(3.9일)에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인천 노동자들의 업무로 인한 질병 및 사고 경험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조사에서 질병 및 사고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82%에 달했지만, 2차 조사에서는 이보다 27.6%p나 줄어든 54.6%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절반 가량의 노동자들이 업무로 인해 다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업무로 육체적 질병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17.6%, 정신적 질병을 경험한 응답자는 14.7%이었다. 두 유형을 모두 경험한 응답자도 13.1%였다. 모든 응답이 1차 조사 결과 육체적 질병 8.2%, 정신적 질병 6.3%, 두 유형 모두 경험 3.5%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질병 휴식 일수는 1차 5.7일에서 2차 5.1일로 오히려 감소했다. 질병 발생은 늘었지만 충분한 회복과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무 중 사고 발생 시 '노동자가 자비로 처리했다'는 응답이 여전히 61.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1차 조사 53.9%에서 7.7%p 늘어났는데, 다친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개인 부담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에서 치료비를 지원했다'는 응답은 1차 27.4%에서 2차 21.6%로, '산재처리를 신청했다'는 비율도 13.9%에서 8.2%로 오히려 하락했다.

여성 노동자들의 임신 및 출산 후 일자리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임신·출산 관련 문항 중 현 직장 내 육아휴직 사용 경험을 살펴본 결과 '제도는 해당되지만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1차 10.6%보다 큰 폭으로 낮아진 6.8%였다.

하지만 임신 및 출산 후 여성 일자리 조사에서 '계약 해지'가 1차 3.7%에서 2차 5.7%로, '자발적 퇴사 등의 암묵적 압력'도 4.0%에서 5.7%로 동시에 늘었다.

이 조사는 인천시가 한국산업정보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월18일부터 10월20일까지 인천 소재 직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2020명을 면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진단하고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내년 1월께 발표될 제2차 노동정책 기본계획(2026~2030)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 내용을 토대로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하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지자체 사무로 위임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예방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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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일했다"는 인천 노동자 5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

기사등록 2025/12/30 15:48:1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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