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테슬라와 사실상 계약해지
LG엔솔, 열흘간 13조 계약 사라져
"ESS·유럽 EV 공략…라인 전환 가속화"
![[서울=뉴시스]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사진=SK온) 2024.11.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1/06/NISI20241106_0001696084_web.jpg?rnd=20241106133001)
[서울=뉴시스]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사진=SK온) 2024.11.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수조원대 배터리 셀·모듈 계약 해지에 이어 배터리 소재 업체까지 계약 조정에 나서며 충격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단기 수요 둔화를 넘어 완성차 전략 변화에 따른 '선별적 파트너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 속에, 국내 배터리 업계의 사업 구조 전환과 시장 재배치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전날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지난 2023년 테슬라와 맺은 전기차용 배터리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사실상 해지됐음을 밝혔다.
엘앤에프는 2023년 2월 테슬라와 3조8347억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는 해당 계약의 공급 금액이 973만원으로 감액됐다고 공시했다.
엘앤에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공급 환경 변화에 대한 일부 프로젝트 구조 및 일정 조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기존 전략 수정으로 타격을 입은 것에 이어 이젠 배터리 소재사들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7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하기로 한 9조6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했고, 26일에는 미국 배터리팩 제조업체인 FBPS와 맺은 3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
무려 열흘만에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사라진 것이다. 24일에는 혼다와 합작했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 공장을 혼다에게 4조2211억원에 팔며 자산 유동화를 진행했다.
SK온도 포드와의 합작 법인 체제를 정리했다. 지난 11일 포드와 만든 미국 합작 법인 블루오벌SK를 해체하기로 하고,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켄터키 공장은 포드가 독립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추가적인 계약해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후발주자의 경쟁력 열위가 공급계약 해지로 이어지는 사례 확대를 시사한다"며 "향후 전기차 후발주자의 공급 계약 해지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유럽 전기차 시장 등을 공략해 성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보조금 폐지로 시장이 위축된 미국과 달리 유럽 전기차 시장은 내년 20~30%대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유럽 전기차 시장과 ESS를 공략하는 움직임이 좀 더 가속화 될 것"이라며 "미국 공장들의 경우, ESS 라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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