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한 해 보낸 '터프한 협상가' 김정관…새해 M.AX 행보도 주목

기사등록 2026/01/01 12:00:00

최종수정 2026/01/01 12:34:24

연말까지 163일 근무 중 40일 출장길…관세협상 진두지휘

취임 이틀만에 지구 반바퀴 돌고 美상무부와 23차례 회담

제조 AI전환 M.AX 얼라이언스 추진…韓 산업 경쟁력 향상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8.22. xconfind@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8.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해 취임 이후 한미 관세협상 타결, 석유화학 구조 조정, 제조업 인공지능 대전환(M.AX) 얼라이언스 구성, 연간 수출액이 7000억 달러 돌파 등 놀라운 성과를 이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새해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해 163일 근무 중 해외 출장길에 오른 날만 40일에 달한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는 거의 매달 미국으로 날아가 전투에 가까운 협상 결과물이다.

실제로 김 장관은 취임 직후 이틀만인 23일부터 8월1일까지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당초 김 장관은 23일부터 26일까지 고위급 관세협상을 전개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협상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출장 기간이 열흘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등 미 정부 주요 인사를 면담하고 관세 협상 진전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7월24일 협상 파트너인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코틀랜드로 떠나자,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귀국을 취소하고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이 당시 김 장관은 내부게시판 '너도나도'에 "7박10일 동안 워싱턴DC, 뉴욕, 스코틀랜드를 넘나들며 6차례 비행에 총 2만5000㎞를 이동하고, 7차례의 고된 협상을 함께 해줬다"며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때 4만75㎞의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김 장관은 취임 이틀 만에 지구 반 바퀴 이상을 돌았다.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 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후 168일 만에 타결이라는 성과를 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정관(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정관(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7.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 돌아와서도 김 장관은 바쁘게 움직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한미간 협상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의원들에게 보고했고 에너지공기업 간담회 등 현안을 챙기는데 바쁜 일정을 보냈다.

김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8월말에도 미국을 방문했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은 25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김 장관은 러트닉 상무장관과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나 반도체, 조선, 원전 협력 등 주요 의제를 논의했다.

같은 달 28일 새벽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장관은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APEC 에너지장관회의'를 찾아 중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국 에너지부 장관 및 국장과 면담을 갖고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8월22일 미국길에 오른 김 장관은 28일 새벽 귀국해 부산으로 향했다. 전력망·에너지 안보, 안정적인 전력 공급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혁신에 대해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9월에도 바쁜 일정은 이어졌다. 9월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한국 직원 구금 사태로 불거진 '조지아 사건'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대미 투자 이행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같은 달 16일 세종에서 열린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취임 두 달만에 러트닉을 20번 정도 만났다"고 말하며 책상을 치고 목소리가 올리는 등 협상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부처 장관들의 경우 취임 이후 업무 파악을 위해 시간을 보낼 때 김 장관은 대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총력전을 펼쳤다. 러트닉과는 미운정이 들 정도로 자주 얘기를 나눴다는 것이 이 발언의 요지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5.10.24 jhope@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5.10.24 [email protected]


김 장관이 러트닉 장관의 동생 추모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연도 이 시기다. 9월엔 대미 투자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한미간 관세 협상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는데 이 때 기지를 발휘한 것도 김 장관이다.

그는 러트닉 장관이 9.11 테러 당시 친동생을 비롯해 동생 회사의 직원들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매년 진행되는 9.11 추모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제안했고 러트닉 장관은 이를 허락했다.

추모 예배에 외부인이 온 것은 김 장관이 처음으로 예배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오후 러트닉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을 위해 김 장관을 만나자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중용 23장의 구절을 실천에 옮겼더니 한미 관세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10월에도 김 장관은 13일부터 20일,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큼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셈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왼쪽 두번째부터)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5.11.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왼쪽 두번째부터)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한미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 양국은 미국 상무부와 23차례 장관급 회담, 수십 차례의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관세협상 전면에서 진두지휘한 김 장관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김 장관을 매우 '터프한 협상가(very tough negotiator)'라고 평가했다. "조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상대국 실무자를 극찬했다.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했지만 김 장관은 여전히 바쁜 행보를 보였다. 11월16일부터 20일까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국빈 방문에 동행해 원전 수출을 비롯해 첨단 제조, 석유산업, 청정에너지 등에서의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또 12월에는 11일과 12일 중국을 방문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양국 무역의 중심축을 서비스와 투자 분야로 넓히는 방안이 포함된 FTA 2단계 분야 협상을 가속하기로 했고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을 도모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M.AX을 본격화헤 우리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 조직개편을 통해 M.AX 정책을 전담하는 '산업인공지능정책관'을 신설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은 미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하며 내년 인공지능(AI) 예산 7000억원을 M.AX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우리 경제에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는가. 우리는 그때마다 결국 길을 찾는 위기 극복의 역사를 써왔다"며 "지난해 뿌린 성장의 씨앗들을 올해 반드시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2026년은 '속도'와 '실행'의 해가 될 수 있고 그 선두에 산업부가 서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올해 ▲지역중심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기업성장 ▲국익 극대화 신통상전략 등 3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 인공지능, 통상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강한 산업정책'을 구현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지역의 대표 산업을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M.AX를 제조업 재도약의 결정적인 승부수로 삼겠다"며 "통상전쟁에서 흔들리지 않고 국익 사수를 넘어 국익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5.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5.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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