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탄생하나…새해 연준 변화에 시장 촉각

기사등록 2025/12/29 15:13:43

최종수정 2025/12/29 15:56:23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속 '연준 분열·독립성 약화' 우려

독립성 흔들리면 장기금리·주식시장 동반 충격

[워싱턴=AP/뉴시스]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연준 내부 분열과 독립성 약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25.12.29.
[워싱턴=AP/뉴시스]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연준 내부 분열과 독립성 약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25.12.2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이른바 '트럼프식 연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물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독립성 약화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처럼 단기 금리를 직접 조정하지만 미국의 차입 비용은 장기 국채 금리에 크게 좌우되며, 장기 금리는 현재의 금리 수준보다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투자자들의 전망이 반영돼 결정된다. 만약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에서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금리가 오르고 국채 수익률과 차입 비용이 높아져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연준 내부의 의사결정은 의장이 단독으로 좌우하는 구조는 아니며, 기준금리는 12명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로 결정된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FOMC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7명의 연준 이사와 5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로 구성되는데, 트럼프 지명 인사가 다수를 차지할 경우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연은 총재를 교체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지난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리사 쿡 이사(오른쪽)가 제롬 파월 의장과 대화하는 모습. 2025.12.29.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지난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리사 쿡 이사(오른쪽)가 제롬 파월 의장과 대화하는 모습. 2025.12.29.

일각에서는 연준의 권력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5월 임기 종료와 함께 연준을 떠나고,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허용한다면 트럼프 2기 지명 이사는 3명으로 늘어나고, 1기 지명 이사 2명을 더해 연준 내 트럼프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이런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연준 내부의 분열 자체만으로 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지만 다른 위원들에게 밀려 표결에서 패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각 FOMC 위원의 발언과 입장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채권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내년 경기가 둔화될 경우 연준 내 의견 대립이 줄고,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많다. 연준은 지난 15개월간 기준금리를 5.25~5.5%에서 3.5~3.75%로 이미 상당 폭 낮췄는데, TCW의 브라이언 웨일런은 "새 의장이 자리에 앉아 첫 회의를 열 무렵이면 더 많은 정보와 함께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명분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 방향 못지않게 '메시지와 소통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하기보다는 경제적으로 설득력 있는 근거를 들어 저금리 필요성을 설명하는 연준 의장이라면 시장의 불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로리치오는 "신중하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연준 내부의 합의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연준이 경제에 미치는 신뢰를 훼손하지 않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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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탄생하나…새해 연준 변화에 시장 촉각

기사등록 2025/12/29 15:13:43 최초수정 2025/12/29 15: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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