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4년10개월 만에 총선…28일 1차 투표

기사등록 2025/12/26 14:40:59

'통제 선거' 논란…"정권 정당화용 형식" 반발

[피브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주 피브웨에서 친군부 성향 정당 통합민주연합(USDP) 지지자들이 선거 유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는 오는 28일 민주 진영을 배제하고 군부 통제력이 미치는 지역에서만 치르는 총선이 시작된다. 2025.12.26.
[피브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주 피브웨에서 친군부 성향 정당 통합민주연합(USDP) 지지자들이 선거 유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는 오는 28일 민주 진영을 배제하고 군부 통제력이 미치는 지역에서만 치르는 총선이 시작된다. 2025.12.26.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2021년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정부를 군부가 축출한 지 4년 10개월 만에 총선이 실시된다.

26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관리하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UEC)는 오는 28일 오전 6시 총선 1단계 투표를 시작한다. 2단계는 2026년 1월 11일, 3단계는 1월 25일 진행된다.

1단계 투표는 전국 330개 타운십 가운데 102곳에서만 치러진다. 반군과 충돌이 이어지는 65개 타운십에서는 투표가 실시되지 않을 예정이다.

약 5000명의 후보가 연방 의회 양원과 주·지역 의회 등 1100석 이상을 놓고 경쟁한다. 다만 투표가 이뤄지지 않는 선거구가 있어 실제로 채워질 의석 수는 줄어들 수 있다.

선거관리기구는 유권자 총수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0년 총선 당시 유권자는 3700만명 이상이었다.

이번 선거에는 57개 정당이 후보를 냈지만 전국 단위로 출마하는 정당은 6곳에 그친다. 군부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가장 많은 후보를 냈고, 다수 지역에서 단수 공천될 것으로 보인다.

수치 고문이 이끌던 국민민주연맹(NLD)은 이번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 이후 구금돼 2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NLD는 군정이 요구한 등록 절차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산됐다.

군정은 이번 선거를 "다당제 민주주의 복귀"로 내세우지만, 인권단체와 반대 세력은 내전 상황에서 강한 통제가 가해지는 일방적 선거라며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형식에 그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미얀마 담당 분석가 리처드 호시는 AP에 "이번 선거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선거에서 성적이 좋았던 정당들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정당은 불공정한 조건을 이유로 출마를 포기했고, 반대 진영은 유권자에게도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탄압도 이어지고 있다. AP는 올해 제정된 선거보호법이 정치 활동과 선거 비판을 사실상 봉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전단 배포나 온라인 활동을 이유로 최근 수개월간 200명 이상이 기소됐다고 전했다.

내전의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정치범 혐의로 구금된 인원이 2만2000명 이상이며 쿠데타 이후 보안군에 의해 숨진 민간인이 7600명을 넘는다고 집계했다. 국내 실향민도 360만명 이상으로 늘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군이 통제하는 선거를 앞두고 "폭력과 억압, 협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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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4년10개월 만에 총선…28일 1차 투표

기사등록 2025/12/26 14:40:5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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