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IPO, 2020년 이후 최저…코로나19 호황 꺼져

기사등록 2025/12/26 11:27:39

최종수정 2025/12/26 11:52:24

올해 IPO 조달 규모…전년 대비 34% 감소

"더 이상 IPO 몰려들자는 분위기 아냐"

[두바이=AP/뉴시스] 중동 지역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4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한 전시장에서 참가자가 지나가는 모습. 2025.12.26.
[두바이=AP/뉴시스] 중동 지역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4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한 전시장에서 참가자가 지나가는 모습. 2025.12.26.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올해 중동 지역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금융데이터 플랫폼 딜로직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기업들은 올들어 11월 말까지 IPO로 65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조달했다. 전년 동기(99억 달러) 대비 약 34% 감소한 수치다.

올해 IPO 조달 규모는 2020년 24억 달러(약 3조47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22년 62건의 거래로 225억 달러(약 32조5800억원)를 모았던 것과 비교해도 급감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국영 기업들의 상장과 금융 규제 개혁이 맞물리며 견조한 IPO 파이프라인이 형성됐지만 최근 들어 그 흐름이 꺾였다.

칸토어 중동 지역 책임자인 알리 칼페이는 "더 이상 'IPO에 몰려들자'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과거를 되돌아보며 기업 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4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매우 긍정적인 성장세를 누린 데는 중국의 약세, 강달러, 산유국인 걸프 국가들의 구조적 요인 덕분이었지만 이제 그 공식은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체인 캐피털의 펀드매니저인 칼 토메는 "현재 중국은 다시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달러는 특히 신흥 시장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UAE의 인구 증가라는 근본적인 성장 동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하락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약 30% 하락한 유가 약세와 더불어 신규 상장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상장한 유명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하면서 다른 기업들 전반에 불안감을 조성했다.

지난해 걸프 지역에서 가장 큰 IPO였던 배달업체 탈라밧은 그해 12월 두바이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약 25% 떨어졌다.

슈퍼마켓체인 룰루 리테일은 지난해 11월 아부다비 증시 상장 이후 40% 하락했고, 식료품 유통업체 스피니스도 두바이 상장 이후 약 6%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안정적인 배당금을 제공하는 국영 기업을 선호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밀려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웰스브릭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아니타 굽타는 "이 시장에는 양질의 자산을 보유하고 매우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들에 의해 투자자들의 기준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무산된 IPO로는 아부다비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 두바이 현지 온라인 광고업체 두비즐, 사우디아라비아 시설관리회사 EFSIM 등의 거론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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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IPO, 2020년 이후 최저…코로나19 호황 꺼져

기사등록 2025/12/26 11:27:39 최초수정 2025/12/26 11: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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