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탄절에 나이지리아 IS 공습…"기독교인 학살 용납못해"(종합)

기사등록 2025/12/26 09:59:28

최종수정 2025/12/26 10:04:24

"나이지리아 북서부 IS에 치명적 타격"

아프리카사령부 "소코토서 수명 사살"

외신 "종교 박해보단 일반 범죄" 지적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의 이슬람국가(ISIS) 세력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2025.12.26.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의 이슬람국가(ISIS) 세력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2025.12.2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 세력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미국은 최고사령관인 저의 지시에 따라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ISIS 테러리스트 쓰레기(scum)들에 대해 강력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들은 지난 수세기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잔혹하게 살해해왔다"며 "나는 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기독교인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오늘 밤 대가가 치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지휘 아래, 미국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는 것을 결코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죽은 테러리스트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하며, 기독교인 학살이 계속된다면 죽은 테러리스트는 앞으로도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31일 "나이지리아 기독교가 존재론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수천명이 살해되고 있고, 대량 학살의 배후에 급진 이슬람 세력이 있다"며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약 3100명이 피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날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학살을 방치한다면 미국은 모든 원조와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이며, 이 망신스러운 국가에 진입해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싹 쓸어버릴 수 있다"며 군사적 개입까지 시사했다. 이로부터 약 2개월 후 실제로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미국 아프리카사령부(AFRICOM)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나이지리아 당국의 요청에 따라 소코토주에서 공습을 실시해 ISIS 테러리스트 여럿(multiple terrorists)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SIS를 상대로 한 치명적 타격은 우리 군의 힘과 국내외에서 미국인을 위협하는 테러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 내 기독교인 대상 범죄가 종교적 박해라기보다는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단순 범죄에 가깝다는 취지로 항변해왔다. 서방 언론도 이 같은 관점에 힘을 싣고 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개입 언급 직후 "우리는 종교적 박해를 반대하며, 이를 조장하지 않는다. 나이지리아는 어떤 신앙을 가진 시민이라도 보호한다는 헌법적 보장을 갖춘 국가"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나이지리아 인구는 이슬람교인 53% 기독교인 45%로 나뉘어 있는데,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행위가 미국 우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 종교 박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것이 종교적 차별보다는 범죄적 동기로 촉발된 문제일 수 있다고 본다"며 "유목 생활을 하는 이슬람교인과 기독교인 농업공동체가 땅와 물을 두고 충돌하는 경쟁이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극단적 이슬람주의 세력은 오히려 기독교인보다 일반 이슬람교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다수 자행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교적 범죄로 추정되는 사건의 희생자는 대부분 기독교인이 아닌 나이지리아 북부 일대의 이슬람교인이라는 것이다.

NBC에 따르면 미군 공습 전날인 24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마이두구리의 한 이슬람교 모스크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나 5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는데, 당국은 극단주의 조직 보코하람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나이지리아 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기독교인 학살을 명분으로 세워 나이지리아에 다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트럼프, 성탄절에 나이지리아 IS 공습…"기독교인 학살 용납못해"(종합)

기사등록 2025/12/26 09:59:28 최초수정 2025/12/26 10:04: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