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700t급 신형 핵잠 건조 과시…"원자로 탑재, SLBM·SLCM 혼합 배치 가능성"

기사등록 2025/12/25 16:05:17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2.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북한이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과시하듯 공개한 신형 핵추진 잠수함에는 원자로 등 핵심 장비가 이미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돼 개발 단계가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핵잠수함 뿐만 아니라 신형 수중 무기체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향후 핵 보복공격 능력과 기습 공격 능력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새로 건조 중인 "8700t급 핵동력(핵추진) 전략유도탄 잠수함"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신형 핵잠수함의 동체를 보면 핵추진잠수함 건조 단계로 볼 때,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주터빈 계통, 감속기·주축라인, 주냉각 펌프 하우징, 미사일 발사관 구조물 등이 내부에 들어간 상태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에 서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에 나타난 "선체 중앙부는 원자로 구획 부분"이라며 "최고지도자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원자로 탑재가 끝난 완전한 선체 실루엣 상태라는 의미"라고 했다.

통상 핵추진 잠수함 건조 단계는 ①압력선체 원통블록 제작(원자로 구획, 증기발생기, 주축 라인, 보조 기계실 구조 형성) ②중량물 선탑재(원자로, 터빈, 감속기 등 초중량 장비) ③압력선체 종방향·환형 용접 ④외피 결합·외관 완성 ⑤계통 연결 시험(원자로 연료 미장전 상태에서 냉각, 전기, 진동·소음 시험) ⑥연료 장전 및 임계 도달(진수 후 별도 시설 진행)의 6단계로 구분된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만 놓고 보면 북한의 신형 핵잠 건조 단계는 현재 4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향후 핵연료 장전, 완전한 원자로 시운전, 실출력 운전 등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홍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2.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순항미사일(SLCM)을 탑재한 핵잠수함을 지칭하는 순항유도탄잠수함(SSGN)으로 분류되며,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 핵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전략핵잠수함(SSBN)과 SSGN이 통상 1만8000~1만1000t급인 데 비해 북한이 이날 공개한 개발 중인 신형 핵잠은 배수량이 보다 작은 규모로 보여진다. 배수량 기준만 놓고 보면 러시아의 아쿨라급(8000~8500t), 델타급(III/IV, 9000~1만t) 등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특징은 중앙 미사일 발사관 구획과 함교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화시킨 설계를 꼽을 수 있다. 함교(지휘·항법·센서·통신 상부구조)와 발사관(VLS) 사이에 독립 격벽을 치고 외관상 매끄럽게 연동된 외형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은 전했다.

선체골격에서는 러시아 텔타급III/IV, 선체 비율에서는 중국의 진급(Type 094)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가 두툼해지는 '배럴형(bulged)' 실루엣으로 발사관을 중앙에 집중 배치하는 델타급의 전형적 특징과 유사하다"며 "중앙 발사관 높이를 함교와 연동시킨 것은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이외에도 소수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는 혼합형 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일단 핵탄두를 탑재한 SLCM을 탑재하는 SSGN의 성격으로 볼 순 있지만, 소수의 SLBM과 다수의 SLCM 혼합 플랫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탄두·재래식탄두 이중용도의 전략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일 경우,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가능성이 있어 보복능력은 신장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8700t급 SSGN일 경우,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 '화살-1라-3', '불화살-3-3-1' 등이 탑재 가능하고 사거리는 1500~2000㎞ 정도일 가능성이 있다. 잠수함 함수 부분에는 어뢰관 6~7개가 식별돼 핵어뢰 탑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북한이 여러 개의  핵잠수함을 동시에 건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일 수도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최근에 건조하고 있는 공격형구축함들과 핵잠수함들"이라고 복수형 표현을 쓴 점에 비춰볼 때 현재의 핵잠수함 이외에 추가 건조가 동시 진행 중이거나 향후 추진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과 그 전략적 구성요소를 지속적으로, 다각적으로 강화", "수상 및 수중 함선들의 건조속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한편 규모를 확대해 나가며 여기에 각이한 공격무기체계들을 부단히 결합시켜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추진, 미국 및 중국의 해군 현대화 추세에 대응해 북한식 해군 현대화 및 핵무장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내년 초 제9차 당대회에서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계획이 발표되거나 언급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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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하고 있는 수중비밀병기들의 연구사업실태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 "해군무력 개편과 새로운 부대창설과 관련한 전략적 구상" 등을 언급한 점은 핵·재래식 겸용 SLCM 중심 체계, 무인 수중체계(UUV)·핵잠수함 결합, 기뢰·항만봉쇄·연안거부(A2/AD) 체계 강화 등을 위한 해군 개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해군을 기존 연안의 수상함 중심 보조 역할에서 수송 핵, 비대칭 전력을 갖춘 핵심 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라며 해군 전략타격부대, 수중무인전 전담부대, 해상차단·연안봉쇄 전담부대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은 북한이 적색 방청도장 상태로 공개한 신형 핵잠수함은 로미오급을 개량한 3000t급 김군옥 영웅함과 다른 선체 설계를 적용한 것이라며 디젤 잠수함에서 볼 수 있는 스노클 마스트는 식별되지 않는다고 분석헀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함교의 좌우 각 5기씩 10기를 탑재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KODEF는 국방발전-2025에 공개된 신형 북극성 SLBM 탑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잠수함의 함수에서는 수평 어뢰 발사관 6문이 식별됐다. 선체 측면에는 소나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식별돼 기존 로미오급 모방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형 핵잠에 소형 원자로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주장대로 8700t급이라면 90% 이상 농축 핵연료를 사용해야 하며 이렇게 되면 북한은 연료 교체 없이 잠수함 운영이 가능하다.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신형 중어뢰와 해저기뢰로 추정되는 신형 수중무기체계도 공개됐다.

KODEF는 "신형 중어뢰는 어뢰탐지를 어렵게 하기 위해 방사소음을 줄인 펌프제트 방식 추진으로 개발 중인 듯하다"며 "해저기뢰는 진녹색으로 도장, 수중에서 저시인성을 위한 위장 도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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