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70%·은 150% 폭등…올해 최대 연간 상승폭 기록 전망
미·베네수엘라 갈등·연준 인하 기대에 안전자산 선호 확대
구리, 공급 차질·재고 부족으로 최고가 행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금값과 은값이 최고치를 경신한 23일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서 시민들이 금과 은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5.12.23.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3/NISI20251223_0021104407_web.jpg?rnd=20251223130149)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금값과 은값이 최고치를 경신한 23일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서 시민들이 금과 은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5.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금·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리 역시 공급 차질, 재고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 가격은 전일 대비 온스당 82.10달러(1.87%) 오른 4469.40달러에 마감했다. 은 가격도 전일 대비 온스당 1.08달러(1.59%) 올라 68.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금·은 가격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했던 시기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 가격은 올해 1월부터 약 73% 올랐고, 은 가격은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4월 이후 약 152%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석유 봉쇄를 강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귀금속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테러 정권으로 규정하는 한편,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텟 자산운용의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인 아룬 사이는 FT에 "지정학적 우려와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에 금이 있다는 걸 상기시켰다"며 "투자자들은 금을 헤지하면서도 투자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기후 상품 경제학자인 하마드 후세인은 "베네수엘라와 미국 사이 긴장 고조가 부분적으로 금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도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더 큰 요인은 강세장 속 시장 심리"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하게 부과하는 상호관세 정책도 금·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귀금속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캐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런 연준 이사 등은 잇따라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하락해, 투자자들이 대체 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뉴버거버먼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너저인 하칸 카야는 "투자자들이 금융과 지정학적 시스템이 점점 더 불안해지자 크고 비싼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며 금 매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구리 가격도 이날 전날 대비 45.35달러(0.38%) 오른 1만1931.58 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올해 최저치인 4월 대비 41.2% 오른 가격이다.
미국 정부가 내년 구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구리가 미국으로 유입되고 그 여파로 다른 지역의 재고가 감소했다. 여기에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며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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