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롯데칠성 광주공장의 폐쇄 위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공장 폐쇄를 반대하는 임직원의 호소문이 절절하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전진숙(광주 북구 을) 의원실이 입수한 호소문에 따르면 최근 회사는 광주공장 폐쇄 및 약 300㎞ 이상 떨어진 따른 지역 공장으로의 전환 배치를 내부 논의해 통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장 구조조정이 아니라 직원과 가족의 삶 전체를 붕괴시키는 결정이 될 수 있다며 전 의원에 도움을 호소했다.
호소문은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20여명의 임직원이 중지를 모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소문은 "현재 광주공장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지만, 한 명 한 명이 오랜 시간 숙련을 쌓아온 전문가이며, 그 뒤에는 가족과 생계가 연결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폐쇄 논의로 인해 직원들은 퇴사 대신 약 300㎞ 떨어진 다른 지역 공장으로 이동 배치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단순히 출근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체 구조가 무너지는 변화라는 점이다. 어떤 직원은 노부모를 부양하며, 병원 진료가 자주 필요해 광주를 떠날 수 없다. 어떤 직원은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초보 아빠로, 아이와 아내를 두고 홀로 타지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다. 초등학생·유치원생을 둔 직원들은 아이의 학교·보육·생활권 전체가 분리되며, 가족 해체 수준의 충격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300㎞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의 이동은 형식상 고용 유지일 뿐 현실적으로는 사실상 퇴직과 다르지 않은 선택을 강요 받는 구조다"면서 "광주공장은 롯데칠성음료의 기술·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해 온 핵심 거점으로 이 기능은 단순한 생산량 지표로는 평가하기 어렵고 한 번 사라지면 쉽게 복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공장 폐쇄로 인한 지역 경제·청년 일자리의 상징 상실도 우려했다.
호소문은 "대기업 제조 공장 하나의 폐쇄는 단순한 일자리 감소가 아니라 지역 이 꿈꿀 수 있는 대기업 일자리의 소멸, 지역에 남아 일할 이유의 상실, 청년 인구 유출 가속이라는 구조적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광주공장은 그 자체로 지역과 대기업을 잇는 상징적인 고용 거점이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회사는 장기간의 협의나 사회적 논의 없이 일방적 통보 방식으로 중대한 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과 쌓아온 신뢰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이다"면서 "회사에 대한 재검토·중재 요청, 광주시 및 관계 기관과의 공론화,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 및 관심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롯데칠성 광주공장은 본촌산단 내 6만3000㎡(1만9000평) 규모로 1984년 10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현재 신제품 파일럿, 초기품질 안정화, 시장반응에 따른 소량·신속 조정 등 대규모의 양산공장에서 수행하기 힘든 기술 및 제품경쟁력 확보를 담당해 왔으며. 생산시설과 연계된 물류, 영업, 용역 등의 인원까지 포함하면 200여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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