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손실' 포드…전기차 접고, 현실 택했다

기사등록 2025/12/20 08:00:00

전기차 올인 전략 수정

수익성 중심으로 노선 전환

하이브리드·EREV 확대

순수 전기차는 속도 조절

배터리 공장은 ESS로 전환

[서울=뉴시스] 볼티모어 가스 앤 일렉트릭(BGE) 서비스 지역 내의 V2G(차량-전력망 연계) 참여 가정에서 사용 중인 F-150 라이트닝. (사진=선런 제공) 2025.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볼티모어 가스 앤 일렉트릭(BGE) 서비스 지역 내의 V2G(차량-전력망 연계) 참여 가정에서 사용 중인 F-150 라이트닝. (사진=선런 제공) 2025.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전기차 전환을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웠던 미국 포드자동차가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며 노선을 수정했다.

순수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남는 배터리 설비는 에너지 저장 사업으로 돌리는 '현실적 전환'에 나선 것이다.

전기차서 하이브리드·EREV로 사업 전환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완전 전기차 시대'를 선언했던 포드는 최근 전기차 사업 축소에 따른 비용으로 약 195억 달러(약 29조원)를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다만 포드는 대규모 손실에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약 70억 달러로 상향했다.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투자를 줄이고, 트럭·SUV·상용차 등 기존 고수익 차종에 자본을 재배치하겠다는 판단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은 후퇴가 아니라 고객과 수익성에 기반한 선택"이라며 "더 강하고 회복 탄력적이며 수익성 있는 포드를 만들기 위한 고객 중심의 변화"라고 말했다.

포드 전략 변화의 상징은 주력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다. 현행 순수 전기 모델은 생산을 종료하고, 차세대 모델은 EREV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 같은 판단에는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와 EREV에 대한 수요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상황이 자리한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내 포드 전기차 판매는 7%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20% 증가했다.

포드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EREV·EV 비중을 전체 판매의 약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뉴시스]짐 팔리 포드 CEO(최고경영자) (사진=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짐 팔리 포드 CEO(최고경영자) (사진=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차 배터리 대신 ESS 확대

전기차 축소로 남게 된 배터리 공장에 대한 해법도 주목된다.

포드는 미국 켄터키 배터리 공장의 용도를 바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사업에 진출한다.

약 20억 달러를 투자해 2027년 말까지 연간 최소 20GWh 규모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휴 설비를 신사업으로 전환해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구조도 재편됐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체결한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종료했고, SK온과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는 공장 소유 구조를 분리했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미국 완성차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생산 축소와 인력 감축에 나섰고, 스텔란티스는 전기 픽업트럭 개발을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로 수요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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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 손실' 포드…전기차 접고, 현실 택했다

기사등록 2025/12/20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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