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뉴시스 선정 광주전남 10대 뉴스㊦]항공참사 유족 통곡·괴물폭우·공사장 붕괴, 여전한 안전불감증

기사등록 2025/12/22 09:01:00

[광주=뉴시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5년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참사의 상흔이 진상규명 답보 등으로 씻겨지지 않고 있는 한편(사진 왼쪽 위) 광주시 관급공사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로 노동자 4명이 매몰돼 구조됐으나 모두 숨졌다.(사진 오른쪽 위)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업체의 부진으로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사진 왼쪽 아래) 광주 서구의회에서는 의장이 의원을 자신의 기업체에 고용해 관급계약 과정에 투입시킨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져 각계각층의 지탄이 쏟아졌다. (사진=뉴시스 DB) 2025.12.19.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5년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참사의 상흔이 진상규명 답보 등으로 씻겨지지 않고 있는 한편(사진 왼쪽 위) 광주시 관급공사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로 노동자 4명이 매몰돼 구조됐으나 모두 숨졌다.(사진 오른쪽 위)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업체의 부진으로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사진 왼쪽 아래) 광주 서구의회에서는 의장이 의원을 자신의 기업체에 고용해 관급계약 과정에 투입시킨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져 각계각층의 지탄이 쏟아졌다. (사진=뉴시스 DB) 2025.12.1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광주전남취재본부 =

제주항공 참사 1년, 더딘 진상·책임 규명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1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책임 규명은 더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참사 직후부터 지난 1년 간 조류 충돌, 방위각시설·둔덕, 기체·엔진, 운항 등 분야로 나눠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조류 충돌 경위를 밝혀내는 등 진척도 있었지만 유가족들은 독립 조사 기구를 통한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중간 보고 성격의 공청회마저 연기됐다.

결국 국회 국토교통위는 사조위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전환하는 개정법률안을 의결했고, 국토부도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국회 본회의 의결로 사조위 소속이 바뀌면 당초 예정보다 진상 규명이 늦어질 수 있다. 경찰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박상우 전 장관 등 전·현직 국토부 공무원, 공항공사 직원, 방위각시설 공사업체 관계자 등 총 44명을 형사 입건했지만 아직 구속 또는 송치된 피의자는 없다.

역대 최대 괴물폭우…5·18묘지 유골함도 침수

광주·전남에는 올해 여름 보름 새 두 차례 폭우로 큰 물난리를 겪었다. 광주는 7월17일 하루에만 기상관측 이래 최대 일강수량인 426.4㎜의 비가 내리는 등 사흘간 500㎜ 안팎의 '괴물폭우'가 쏟아졌다. 이후 보름 만인 8월3일 광주와 전남 무안·함평 등에 최대 250㎜가 넘는 비가 또 내려 폭우 트라우마를 겪었다. 폭우로 광주에서 2명이 숨졌고,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액은 광주 328억원, 전남 1045억원에 이른다. 광주 북구 전지역과 광산구 어룡동·삼도동 등 3곳이, 전남에서는 나주시·담양군·함평군 등 3개 시·군 전지역과 10개 읍·면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에서 5·18 유공자 유골함이 침수 피해를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국가보훈부는 2묘역에서 2023년 이후 3차례 유골함 침수가 발생했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국립묘지 내 유해 안장 환경·관리 기준을 개선해 유공자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5·18민주묘지는 30분 동안 시간당 200㎜의 폭우를 견딜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침수 예방 공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 서구의회 의장·의원 관급사업 짬짜미

광주 서구의회에서는 김형미 의원이 동료 의원인 전승일 의장의 업체에 고용돼 사업 수주를 위해 직접 나서고 허위로 겸직신고한 사실이 뉴시스 취재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2월2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2025년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 대행' 용역 사업(총 사업비 4억7680만원) 입찰 과정에 전 의장이 대표로 있는 A사의 기획실장 자격으로 직접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3월1일부터 A사에 재직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전 의장은 2월1일부터 김 의원에 대한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허위 겸직신고 논란이 불거졌다. 의회규정 상 겸직 신고를 받은 의장은 겸직 신고 확인 등을 위해 기관·단체의 정관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임의 내용에 불과했다. 전 의장이 김 의원을 자신의 업체에 취업시킨 탓에 규정 상 의무 조항도 아닌 추가 증빙 요구 또는 사임 권고는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조항에 불과했다. A사는 논란 이후 뒤늦게 ACC에 계약 포기 의사를 밝혔다.

[광주=뉴시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5년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여름철 '일강수량 426㎜' 괴물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상자들이 속출해 곳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한편(사진 왼쪽 위·오른쪽 위)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참사의 상흔이 진상규명 답보 등으로 씻겨지지 않고 있다.(사진 왼쪽 아래) 광주시 관급공사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로 노동자 4명이 매몰돼 구조됐으나 모두 숨졌고 (사진 오른쪽 아래)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업체의 부진으로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중간) (사진=뉴시스 DB) 2025.12.19.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5년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여름철 '일강수량 426㎜' 괴물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상자들이 속출해 곳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한편(사진 왼쪽 위·오른쪽 위)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참사의 상흔이 진상규명 답보 등으로 씻겨지지 않고 있다.(사진 왼쪽 아래) 광주시 관급공사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로 노동자 4명이 매몰돼 구조됐으나 모두 숨졌고 (사진 오른쪽 아래)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업체의 부진으로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중간) (사진=뉴시스 DB) 2025.12.19. [email protected]

여수 석유화학·광양 철강산업 위기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과 광양 철강산업이 글로벌 공급 과잉, 수출 부진, 전기요금·관세 부담 등으로 생산·수출·고용이 급격히 악화하며 각각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단지를 보유한 여수시는 생산액·수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하고 고용률도 급락했다. 정부 지원으로 석유화학단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정책금융, 연구개발(R&D) 지원을 받게 된다.

구조 전환 특별법으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광양시는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아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의 고율 관세로 지역경제가 위축되자 2027년 11월19일까지 2년 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긴급자금·투자보조금·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이 강화된다. 여수와 광양은 산업위기지역 지정에 따라 단기적 금융·고용 안정과 중장기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안전불감증 여전

12월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4명이 매몰돼 모두 숨졌다. 지난 2021년 학동 참사, 2022년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3년 만에 또다시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나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붕괴 직접 원인으로 철골 구조물 기둥과 보를 잇는 용접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한 접합부 결함을 의심하고 있다. 수사 본부도 구조물 접합 당시 시공 불량이 있었는지, 콘크리트 타설량은 적정했는지, 시공 과정에서 하자나 오류는 없었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원·하청 시공사 임직원 4명을 입건, 원인·책임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청도 공사 관계자들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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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2/22 09: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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