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 윤석화, 어떻게 CF스타도 됐나

기사등록 2025/12/19 13:03:02

1990년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광고로 화제

[서울=뉴시스] 윤석화 '맥심 모카 골드' CF 출연 모습. (사진 = 유튜브 캡처) 2025.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화 '맥심 모카 골드' CF 출연 모습. (사진 = 유튜브 캡처) 2025.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

19일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한 연극배우 윤석화(69)가 일반 대중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TV CF였다.

1990년 CF 감독인 김규환 전 유레카 대표가 연출한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CF 이전까지, 윤석화는 TV 시청자와 크게 접점이 없었다.

'1세대 연극스타'로 당시 무대만 올라, 문화계를 주름 잡던 그녀는 굳이 방송계로 진출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회사 측의 계속되는 러브콜과 커피가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출연을 결정했다.

1988년 '88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상승했고, 1990년대 초반엔 대기업 중심의 고성장이 가속화됐다. 이전까지 일부 향유층의 사치품으로만 여겨지던 커피가 중산층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경제적, 문화적 배경이 마련된 것이다.
[서울=뉴시스] 윤석화. (사진 = 돌꽃컴퍼니 제공) 2025.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화. (사진 = 돌꽃컴퍼니 제공) 2025.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화는 그래서 '맥심 모카골드' CF에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연극을 즐기는 식자 층 사이에서 유명인사였던 윤석화는 당시 화려한 스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외향보다 내면을 꾸미는 지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즉 윤석화의 커피 CF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사유하는 시간이며, 중산층 여성이 주체성을 형성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커피라는 인식을 심어준 '중요한 사회문화 맥락 이미지'가 됐다. 그간 강한 이미지의 윤석화에게 부드러움을 안겨준 것도 특기할 만하다.

윤석화는 이후에도 커피 향기처럼, 자신의 취향이 분명한 행보를 선보였다. 영국 최고 권위의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받은 뮤지컬 '톱 햇(Top Hat)' 공동 제작자로도 참여했고, 안중근 연극 '나는 너다'의 연출도 맡았다.

윤석화는 지난 2019년 17년 간 이끌어온 대학로 극장 '정미소'(정美소)의 문을 닫는 소식을 알리며 '페이드 아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초점을 맞춘 장면을 점차 어둡게 만드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주로 해당 장면이나 극을 끝낼 때 많이 사용한다. 그녀는 이런 어록을 남겼다. "한 때 이곳에서 치열하게 일을 했지, 라는 기억을 갖고 페이드아웃할 수 있는 거잖아요.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도 아름답지만, 석양도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죠. 제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물론 사는 중에 곡해, 오해, 고난도 있었지만 석양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좋은 배경이 돼 주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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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 윤석화, 어떻게 CF스타도 됐나

기사등록 2025/12/19 13:03: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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