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 준비금 때문에"…보험사 올해도 배당 '찬바람'

기사등록 2025/12/19 08:00:00

최종수정 2025/12/19 08:14:24

작년 이어 배당 가능 보험사 4곳 불과할 듯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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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연말 결산을 앞두고 국내 보험업계의 주주환원 정책에 명암이 나뉠 전망이다.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른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가중되면서, 올해도 배당 가능 보험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까지 주요 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더욱 가중되면서 배당 여력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했던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코리안리 등 4개 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가 올해도 배당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급격하게 쌓이면서 지난해 배당을 하지 못한 한화생명은 3분기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5조2791억원 규모로, 작년 말 3조6312억원 대비 45.38% 급등했다. 지난해 23년만에 배당을 중단한 현대해상의 3분기 해약환급금준비금도 4조494억원 규모로, 이익잉여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보험사 전체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지난해 말 38조3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4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로 봤을 때, 올 연말에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 축소 기조는 IFRS17 도입과 함께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따른 영향이 크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 해지할 경우 돌려줘야 하는 금액을 미리 적립해 두는 제도다. 보험사가 계약자의 환급액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됐다.

문제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적립 재원이 보험사의 이익잉여금에서 직접 차감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익잉여금은 보험사가 배당에 활용하는 배당 원천이기에, 준비금이 커질수록 배당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온 생보사에서는 준비금 규모가 더욱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190% 이상 보험사들에게는 준비금을 80%만 적립하도록 한 기존의 방침에서, 170% 이상으로 기준을 한차례 완화했다. 하지만 이 마저 충족하기 어려운 보험사가 많아지면서 추가적인 완화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없을 경우 올해도 배당이 어려울 것을 시사했다.

김동희 한화생명 재정팀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합리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제도가 긍정적으로 개선될 경우 배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해상도 앞선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금융당국과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비금이 쌓이는 현황을 보면 이대로는 내년에도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잉여금에 여유가 있는 회사들도 몇년 이내로는 영향권 내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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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 준비금 때문에"…보험사 올해도 배당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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