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체납에 유령 직원까지…충주 민간위탁시설 도마

기사등록 2025/12/18 11:21:49

라바랜드·천문과학관, 시의회 지적할 때까지 '모르쇠'

충주시 금릉동 충주라바랜드 (사진=뉴시스DB)
충주시 금릉동 충주라바랜드 (사진=뉴시스DB)
[충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충주시의 허술한 민간위탁시설 관리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라바랜드는 시에 납부할 수익금을 내지 않고 있고, 고구려천문과학관은 시가 지급한 위탁운영비를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충주시의회 유영기·이두원 시의원은 제29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두 민간위탁시설의 운영 행태에 관해 강도 높게 질타했다.

유 시의원은 "수탁자는 2023년 4월부터 현재까지 시 몫 수익금 정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지난 9월까지 정산 기준 누적 체납액은 4억원이 넘는다"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재위탁이 어렵게 되자 이달 말까지 계약 기간인데도 (수탁자는) 지난 11월 영업을 종료하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납기간) 수탁자는 별도의 법인 명의의 카드 단말기가 설치하고 영업했다"고 강조한 뒤 "(자신이) 문제를 제기하자 시는 지난달에야 수탁자를 형사고소했다"며 시의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유 시의원은 "이 모든 과정이 의회의 지적 이후에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것이 정상적인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시 집행부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시의원은 "고구려천문과학관 위탁운영비 정산에서 가장 기본이 돼야 할 숫자조차 맞지 않고 있다"며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일정액을 환수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위탁금 정산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투명한 회계 관리 체계를 확립하지 않았는데도 시는 계속 3년씩 위탁계약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두 시의원에 따르면 시가 민간에 사무 또는 시설관리를 위탁한 시 소유 시설은 124곳이다. 그러나 27개(21.8%) 시설은 매년 1회 이상 감사를 받지 않았고, 17개 시설은 운영성과 평가를 하지 않았다.

특히 라바랜드의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지난 9월 재위탁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가 제동을 걸자 시는 지난달 라바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 만료에 따라 라바랜드를 '충주씨 테마파크'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라바랜드는 2016년 개장 이후 민간에 위탁 운영했다. 민간위탁사업자는 입장 수입의 4%를 라바 캐릭터 사용료로, 수익의 40%를 챙겼다. 그동안 총수입 97억원 중 11억원이 민간위탁사업자 몫이다.

시는 서류상 20억원을 벌었으나 초기사업비 45억원 등 그동안 84억원을 시설에 투입했다. 민간위탁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보장한, 매우 불리한 계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시는 고구려천문과학관 민간위탁운영자에게 매년 2억3000만원의 위탁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2020~2021년 실제 근무하지 않은 직원 급여 명목으로 749만여원을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 시가 환수했다.

두 시의원은 "공공시설 민간위탁 운영은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절차와 과정조차 지켜지지 않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전수 점검하고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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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체납에 유령 직원까지…충주 민간위탁시설 도마

기사등록 2025/12/18 11:21: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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