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복원한 생활문화 유산
겨울철 아우라지 수묵화 풍경에 관광객 발길 이어져

정선군 여량면의 아우라지 섶다리.(사진=정선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이 지역의 오랜 생활 문화를 간직한 아우라지 섶다리를 재현해, 겨울철 정선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전통과 자연, 지역 정체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정선군은 17일 "겨울철 강 수위가 낮아지는 시기에만 설치되는 아우라지 섶다리를 전통 방식으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우라지 섶다리는 과거 주민들이 통나무와 소나무, 솔가지, 흙 등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직접 놓았던 계절형 이동 통로로, 주민들의 지혜와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생활문화 유산이다.
겨울이 오면 놓이고, 봄이 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 다리는 정선 사람들의 자연관과 공존의 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조성된 섶다리는 길이 120m, 폭 1.5m 규모로, 전통 공법을 충실히 따르며 복원됐다. 단순한 보행 시설을 넘어 겨울철 주민 이동 통로이자 정선의 자연환경과 생활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체험형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눈이 내린 겨울철에는 아우라지의 물길과 주변 산세, 섶다리가 어우러져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풍경을 연출하며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 같은 풍경은 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아우라지는 정선을 대표하는 겨울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섶다리를 중심으로 정선아리랑과 아우라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가리왕산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등 인근 관광지로의 연계 방문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자연과 문화, 관광이 선순환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선군은 섶다리 운영 기간 동안 보행 안전 관리와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여행지 고유의 정서와 이야기를 중시하는 '감성 로컬여행' 수요에 맞춰 겨울 정선 관광 홍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덕종 여량면장은 "섶다리는 지역 주민의 삶의 지혜와 흔적이 담긴 소중한 전통문화"라며 "아우라지를 찾는 방문객들이 섶다리를 통해 정선의 자연과 문화, 지역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아우라지는 여량면 구절리의 송천과 임계면 골지천이 만나는 곳으로, 두 물길이 합쳐지는 독특한 지형과 섶다리라는 계절 유산이 어우러져 사계절 사랑받는 정선의 대표 명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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