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방수 등판…환율, 소폭 내려 1470원 턱밑

기사등록 2025/12/16 09:43:3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63 포인트(0.14%) 오른 4096.22 포인트를 나타내며 보합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20원(0.15%) 내린 1468.80원. 2025.12.1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63 포인트(0.14%) 오른 4096.22 포인트를 나타내며 보합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20원(0.15%) 내린 1468.80원. 2025.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500원을 위협하는 환율에 국민연금이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환율은 장중 소폭 내리는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에 1480원을 저항선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면서도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 수급 불안에 환율이 단기간 진정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종가(1471.0원)보다 1.5원 내린 146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3.0원 하락한 1468.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환율은 한때 12월 장중 최저점인 1462.4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1460원대로 내려온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1466.9원) 이후 처음이다.

이번 환율 하락에는 국민연금 등판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말 만료 예정이던 연간 650억 달러 규모의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거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2022년 9월 100억 달러로 시작한 이후 매년 연장을 거쳐 규모를 점차 확대해왔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받고 나중에 다시 상환하는 구조다. 외환스와프를 활용하면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실제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던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전략적 환헤지 10%에 전술적 환헤지 5%를 더해, 최대 15% 비율까지 환헤지를 적용할 수 있다. 해외 투자자산에 환헤지를 적용하면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은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환헤지를 탄력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환헤지 기준이 시장에 노출되며 투기적 거래를 자극했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에는 환전 시점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시장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세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뉴욕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엔화 강세가 더해졌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55엔 초반까지 절상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98선 초반대까지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등장만으로 시장 불안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중 국민연금(일반정부로 분류)의 비중은 34.1%에 달한다. 개인 비중은 23.1%로 집계된다. 이처럼 거주자들이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는 한, 수급 불안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등장도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재료라는 평가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전략적 환헤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스와프 연장은 실무자 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미국의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그리고 최근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서학개미의 해외투자가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위축된 점은 원화에 긍정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주식을 2억2828만 달러(약 3373억 원) 순매수 결제했다. 이는 한 주 전 10억786만 달러(약 1조4893억 원) 순매수와 비교해 77.35% 감소한 수치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500원을 가시권에 두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현재 고환율은 달러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자산 배분의 결과"라며 "한국의 개인, 기업, 기관이 더 높은 수익률과 기회를 찾아 자발적으로 해외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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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소방수 등판…환율, 소폭 내려 1470원 턱밑

기사등록 2025/12/16 09:43: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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