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엔 부정적…물가 상승 예상보다 낮아
리쇼어링엔 부정적…무역수지 개선 안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지도 침체시키지도 않았다. 2025.12.16.](https://img1.newsis.com/2025/04/03/NISI20250403_0000227410_web.jpg?rnd=2025040305313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지도 침체시키지도 않았다. 2025.12.1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두고 트럼프는 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했으나 경제학자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를 경고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전 세계에 관세 폭탄을 안긴지 8개월이 지난 현재 트럼프의 낙관도,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도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그럭저럭 버텨왔다. 앞으로 1년 안에 경기 침체가 닥칠 확률이 25% 아래로 떨어졌다.
관세 수입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무역 흑자가 줄었지만 제조업 리쇼어링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대규모 투자를 미루고 있다.
다음은 주요 지표에서 나타난 경제 현황 평가다.
고용
지난 9월 미국에서 일자리가 11만9000개 증가했으며 이는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큰 수치다. 그러나 9월 이전까지는 일자리 증가가 부진했으며 9월의 실업률은 4.4%에 달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5만4000개 줄었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지만 줄어든 일자리 중 관세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물가
그러나 최악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물가는 최근 몇 달 동안 약 3% 오른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목표치인 2%보다는 높지만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주택과 휘발유 가격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가 관세를 계속 낮춘 것도 물가 상승이 크지 않은데 기여했다.
많은 기업들이 관세가 고정되는 시점에 가격 조정을 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것이다.
또 관세의 적법성 여부를 연방대법원이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관세 부과 이전에 확보해 둔 재고를 소진하고, 소매업체 및 유통업체와 계약을 재협상함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Fed는 현재 관세가 경제 전반에 완전히 반영되는 데 9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관세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이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예측이 정확할 지는 미지수다.
세수 증가
그러나 관세가 소득세를 대체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올 회계연도 관세 수입은 1950억 달러지만 지난해 개인소득세 수입은 2조4000억 달러로 관세 수입의 12배가 넘는다.
또 대법원이 조만간 관세 부과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할지도 관건이다. 무효화할 경우 관세 수입이 다시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연방 정부가 1000억 달러를 환급해야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다른 수단으로 관세를 유지하려 시도할 전망이다.
경제 성장
인공지능(AI) 붐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관세에 따른 성장 저해 효과를 압도한 결과다. 연초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다.
AI가 주식시장 호황을 이끌면서 소비 지출을 떠받쳐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질관세부담률이 낮은 것도 성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은 이유다.
트럼프가 계속 관세율을 낮춘데 더해 수입업체들이 높은 관세가 부과된 상품 대신 낮은 관세 상품으로 대체하면서 전체 수입품에 적용되는 가중 평균 관세율은 15.8%로 올랐지만 실질 관세율은 11.2%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실질관세율은 2.5% 수준이었다.
내년에는 AI와 감세가 경제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제조업 회귀
미국의 공장 활동은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있으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1월 기준 48.2로 위축되는 국면이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오락가락하는 관세 때문에 대규모 투자 결정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밝힌다.
백악관은 애플, 도요타, 엔비디아, TSMC 등을 포함해 수십억 달러를 미국 제조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의 발표를 성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들 계획 중 일부는 관세와 무관하게 진행됐을 수도 있으며 설령 실행된다 하더라도 대규모 프로젝트는 여러 해가 걸리는 일이며 그 사이 정부 정책이 다시 바뀔 수도 있다.
관세로 해외 이전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이려면 미국 내 생산이 경쟁력을 가질 만큼 관세가 충분히 높아야 한다.
그러나 관세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제조업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원자재와 중간재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역 수지
그러나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상품 무역적자가 여전히 전년 같은 기간보다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본질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규정하며, 자신의 관세 정책을 그 해법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 전제가 잘못됐다고 말한다. 무역적자는 자동적으로 경제의 위험 신호가 아니며,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다.
미국인들이 저축보다 더 많이 소비할 때 발생하는 적자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달러를 공급하고, 이 자금은 종종 미국 자산에 재투자된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꾸준한 자본 유입이 오랫동안 미국 경제를 떠받쳐 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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