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Ⅱ 폐지'에 학생·학부모 당황…"지방 사립대 선호 더 떨어질 듯"

기사등록 2025/12/16 05:01:00

최종수정 2025/12/16 08:06:24

교육부, 2027년부터 등록금 법정 상한 외 규제 폐지

"사립대 재정 여건 악화가 교육환경에 미칠 영향 검토"

등록금 인상 우려 확산…"인상률 제한 있어도 부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월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학교 게시판에 대학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학생회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5.02.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월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학교 게시판에 대학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학생회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교육부가 2027년부터 사립대의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온 국가장학금 관련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자,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의 과정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충분히 안내되지 않았고 의견 수렴 절차가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등록금 법정 상한 외 부수적인 규제를 폐지하는 등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규제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이다. 국가장학금Ⅱ는 대학이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경우 한국장학재단이 추가로 재정을 지원하는 성과 연계형 장학금 제도다.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통한 국고지원을 받을 수 없음에도 올해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지 않고 등록금을 올리는 방안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 4월 공개한 '2025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193개교 중 136개교(70.5%)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전문대도 129개교 중 94개교(72.9%)가 등록금을 올렸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폐지하더라도 등록금 인상률에 제한이 있기에 학부모와 학생에게 과중한 부담을 안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등교육법 제11조에 따르면 각 학교의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고등교육법에 있는 제한만으로도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했기에 국가장학금Ⅱ 유형과의 결부를 이번 기회에 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반지민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이 1월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반대하는 이화인 3239인 서명 전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반지민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이 1월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반대하는 이화인 3239인 서명 전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17. [email protected]

학부모와 학생들은 법정 상한이 있더라도 국가장학금Ⅱ 유형 폐지가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중요한 사항임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별도로 안내된 바가 없다며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박모씨는 "그동안 아무런 얘기가 없다가 갑자기 내후년부터 등록금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 일방적으로 결정된 느낌"이라며 "아무리 인상률에 제한이 있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형편이 어려운 집은 아이가 공부에 큰 뜻이 없으면 졸업장이라도 따라고 학교에 보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소재 사립대에 다니는 권모씨는 "지금도 등록금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더 올라가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아르바이트를 늘릴 것 같다"고 했다.

국가장학금Ⅱ 유형 폐지로 사립대 등록금이 인상될 경우 국립대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지방 사립대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 소재 국립대를 졸업한 손모씨는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 중에 학비도 있었다. 국가장학금Ⅱ 유형 폐지가 대학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며 "현재도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면 국립대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은데,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이라면 사립대 선택 자체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등교사 김모씨는 "상위권 대학은 큰 타격이 없을 것 같지만 지방에 있는 사립대의 경우 수험생들의 선호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부는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며 대학의 재정 악화가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사립대학의 재정 여건 악화로 인해 종국적으로 학생들의 교육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이번 정책도 다양한 의견 수렴과 관계 기관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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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Ⅱ 폐지'에 학생·학부모 당황…"지방 사립대 선호 더 떨어질 듯"

기사등록 2025/12/16 05:01:00 최초수정 2025/12/16 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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