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땅·알짜 자회사까지 판다…건설업계 '유동성' 확보 사활

기사등록 2025/12/16 06:34:00

최종수정 2025/12/16 09:42:06

"건설경기 회복 시점 막막"…건설업계, 자산 매각 '고군분투'

"내년도 건설경기 부진 지속"…현금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건설업계가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공사비 급등, 고금리 등 악재가 더해진 상황에서 내년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현금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업계가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서울 잠원동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해 회계법인 등 자문을 의뢰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읍 일대 군부대 부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지난 2017년 롯데그룹이 사드(THAAD) 배치로 성주골프장을 내주고, 정부로부터 받은 부지다.

또 GS건설은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기업 타카에 2027년 2월까지 1조6770억원에 매각했다. GS건설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GS이니마는 지난해 123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26일 남여주레저개발 보유주식 전량(1092만360주·지분율 10.67%)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53억4300만원이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레저사업부문을 182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건 건설업계 전반에 유동성 위기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외감기업의 절반가량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급하면 남는 돈이 없을 정도로 경영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4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부실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외감기업(직전 사업연도말 기준 자산총액·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으로 외부 회계 감사 대상인 건설사) 중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곳의 비중은 44.2%로 나타났다. 건설외감기업들 절반 가까이 외부의 도움 없이는 정상적 경영활동이 어려운 부실 한계기업인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보다 이자 비용이 많아 채무 상환이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건설외감기업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건설외감기업 비중이 ▲2020년 33.1% ▲2021년 37.7% ▲2022년 41.3% ▲2023년 43.7% ▲2024년 44.2%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최대한 현금을 마련하고, 버텨보자는 분위기"라며 "지금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내년 건설경기 전망이 어둡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도 지난달 25일 개최한 '2026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도 건설시장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 PF 불확실성 감소, 공사비 안정, 이익 지표 개선 등 우호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착공 등의 선행 지표 부진이 누적되고 있고 지역 건설 경기 양극화, 안전 규제 부담이 여전히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건설 투자는 약 2%조 증가한 269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허가, 착공 등의 선행지표가 미진하고, 지방 건설경기 회복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전문 건설업 계약액 또한 올해 7% 감소 후 내년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연구위원은 "공사 종류별 회복 속도 차이와 지방 전문업체의 경영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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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땅·알짜 자회사까지 판다…건설업계 '유동성' 확보 사활

기사등록 2025/12/16 06:34:00 최초수정 2025/12/16 09: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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