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코 분사형 호흡기 치료제 개발…50도서 2주간 약효

기사등록 2025/12/15 15:30:16

AI·나노기술 기반 '비강 투여용 항바이러스 플랫폼' 개발

독감 바이러스 85% 이상↓…냉장 유통 까다로움도 없어

[대전=뉴시스] 카이스트(KAIST)가 인공지능 기술로 인터페론-람다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재설계해 비강 점막에 잘 확산되고 오래 머물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터페론-람다 비강 전달기술 평가 결과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카이스트(KAIST)가 인공지능 기술로 인터페론-람다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재설계해 비강 점막에 잘 확산되고 오래 머물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터페론-람다 비강 전달기술 평가 결과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열에 약하고 코 점막에서 금방 사라져 기능이 떨어졌던 기존 코 분사형 호흡기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생명과학과 김호민·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AI로 인터페론-람다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재설계해 비강 점막에 잘 확산되고 오래 머물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에 적용가능하다.

인터페론-람다(IFN-λ)는 몸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스스로 만드는 선천면역 단백질로 감기·독감·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차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를 치료제로 만들어 비강에 투여할 경우 열·분해효소·점액·섬모운동에 취약해 실제 효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KAIST 연구팀은 AI 단백질 설계기술을 이용해 인터페론-람다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했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헐거운 루프(loop) 구조로 흔들리던 부분을 단단한 스프링처럼 고정되는 나선형(helix) 구조로 바꿔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 단백질끼리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뭉침)가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 표면을 물과 잘 섞이도록 설계하는 '표면 엔지니어링'을 적용하고 단백질 표면의 당사슬(glycan) 구조를 추가하는 '글라이코엔지니어링(glycoengineering)'을 도입해 단백질을 한층 튼튼하고 안정하게 재설계했다.

이를 통해 새롭게 제작된 인터페론-람다는 50도에서 2주를 버틸 만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됐고 끈적한 비강 점막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을 갖추게 됐다.

이어 연구팀은 단백질을 '나노리포좀(nanoliposome)'이라는 미세 캡슐에 담아 보호하고 그 표면을 저분자 키토산(chitosan)으로 코팅해 코 점막에 오래 붙어 있도록 점막 부착력을 크게 강화했다.

이 전달 플랫폼을 인플루엔자 감염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콧속 바이러스가 85% 이상 감소하는 강력한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간단히 코에 뿌리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점막 면역 플랫폼인 이 기술은 계절성 독감은 물론 예측이 어려운 신·변종 바이러스에도 신속히 대응할 새로운 치료 전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와 '바이오머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에 잇따라 게재됐다.

김호민 교수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와 점막 전달기술로 기존 인터페론-람다 치료제의 안정성과 체류시간 한계를 동시에 극복했다며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점막에 오래 머무르는 이 플랫폼은 엄격한 냉장 유통시스템(콜드체인) 인프라가 부족한 개도국에서도 활용 가능한 혁신 기술로 다양한 치료제·백신 개발로의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KAIST, 코 분사형 호흡기 치료제 개발…50도서 2주간 약효

기사등록 2025/12/15 15:30:16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