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어도비 제휴 이어 디즈니 3년 라이선스 계약
'소라'에 디즈니 IP 활용…저작권 리스크 해소
제미나이3 맹추격…AI 플랫폼 전쟁 본격화
![[서울=뉴시스] 오픈AI로 제작한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02017410_web.jpg?rnd=20251212175535)
[서울=뉴시스] 오픈AI로 제작한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오픈AI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미지·문서 편집 소프트웨어(SW) 명가 어도비와 제휴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콘텐츠 제국' 월트 디즈니와도 손을 잡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생성형 AI 기술과 글로벌 슈퍼 IP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챗봇 회사로 출발한 오픈AI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생태계까지 묶어 구글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라'에 디즈니 캐릭터 200개 들어온다…IP 활용 본격화
이용자들은 소라를 통해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물론 마블 히어로와 스타워즈 세계관 캐릭터 등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뿐만 아니라 의상, 소품, 영화 속 상징적인 배경까지 AI 영상과 이미지로 제작 가능하다.
이번 계약은 AI가 고유 콘텐츠를 훔쳐 쓴다는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픈AI가 정면 돌파를 택했다는 신호다.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은 올해 초 '지브리풍' 이미지가 유행하면서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오픈AI가 디즈니와 라이선스를 맺으면서 콘텐츠 사업자의 IP를 합법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디즈니와의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양질의 오리지널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
어도비 포토샵, 챗GPT 품으로…구글 '나노 바나나'와 전면전
11일 어도비는 오픈AI와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챗GPT 이용자들은 데스크톱, 웹, iOS 환경에서 포토샵(사진편집)·익스프레스(디자인)·애크로뱃(PDF편집기)과 같은 어도비의 전문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챗GPT에서 어도비 앱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앱 이름과 함께 원하는 작업을 입력하면 된다.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일반인도 전문가 급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포토샵으로 이미지 배경을 흐리게 하고 싶을 경우 "어도비 포토샵, 사진 배경을 흐리게 해 줘"라고 입력하면 챗GPT가 해당 포토샵 작업을 실행한다. 어도비 익스프레스와 애크로뱃 기능도 별도의 앱 전환 없이 채팅창에서 바로 쓸 수 있다. 채팅 창에서 말로 설명하면 PDF 파일 내용을 수정하거나 주석을 달 수 있다. 생일 초대장 같은 탬플릿 기반 전문 디자인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어도비와 오픈AI가 동맹을 맺은 배경에는 구글의 '나노 바나나(제미나이 3.0 기반)'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노 바나나가 출시 직후 '포토샵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자, 이에 맞서 어도비도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오픈AI 입장에서도 어도비와의 제휴는 나쁠 게 없다. 구글과의 AI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노 바나나'에 밀려 있는 이미지 서비스 부문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키우는 오픈AI…어도비, 디즈니 등 자이언트 기업들과의 합종연횡
전문가들은 오픈AI의 이러한 광폭 행보를 구글과의 AI 플랫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해석한다.
구글은 검색 엔진과 유튜브라는 압도적 자체 인프라와 콘텐츠를 무기로 AI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콘텐츠 인프라가 없는 오픈AI 입장에선 이미지·영상·콘텐츠 분야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을 자사 플랫폼 안에 모셔올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오픈AI가 서둘러 챗GPT의 새 버전 GPT-5.2 버전을 서둘러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구글의 견제 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구글의 제미나이 3.0 출시 이후 흔들리는 기술적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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