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생태계"…팹리스가 살아야 삼성·SK도 산다[반도체 2강 도약②]

기사등록 2025/12/13 09:01:00

최종수정 2025/12/13 09:36:24

반도체 2강 도약, 시스템 반도체 육성이 관건

팹리스, 첨단 산업의 주역…파운드리엔 수요처

고급 인재 확보·상생 파운드리 구축 등 육성 계획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5'에 HBM3E가 탑재된 AI 메모리가 전시되어 있다. 2025.11.0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5'에 HBM3E가 탑재된 AI 메모리가 전시되어 있다. 2025.1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국은 전 세계 메모리 산업에서는 1등이지만, 여전히 메모리를 제외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변방에 그친다.

특히 메모리만으로는 반도체 '세계 2강' 도약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전략의 핵심도 팹리스(설계 전문기업)를 어떻게 육성할 것이냐에 달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국내 팹리스 산업을 현재의 10배로 확장하기로 했다.

반도체는 크게 설계, 생산, 조립·검사, 유통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데 최근에는 각자의 영역에서 갈수록 전문화되는 추세다. 이 와중에 설계와 제조 난도도 높아지면서 각각 팹리스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전문 기업의 탄생이 이어지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 만 전문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대규모 자본이 드는 공장을 갖추지 않고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우수한 칩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 첨단 산업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엔비디아가 가장 대표적인 팹리스다. 엔비디아는 TSMC나 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하는데, 제조 공장 없이도 현재 글로벌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뿐 아니라 대만 미디어텍, 중국 하이실리콘 등 각국은 첨단 산업에서 팹리스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점차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열릴 로봇, 자율주행 등 '물리적 AI' 시대에 팹리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 메모리 산업에서 쌓은 세계적인 명성과 달리,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이공계 기피 현상과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등의 영향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에 정부는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대학원대학'을 신설하고, 여기에 기업이 설립·운영에 직접 참여해 연간 300명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한다.

또 국내 팹리스를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수요기업이 기술 개발을 견인하고 파운드리가 생산을 밀착 지원하는 협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 등과 협력해 4조5000억원 규모의 12인치 40나노급 ‘국가 1호 상생 파운드리’를 비수도권에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내 팹리스 전용 물량과 시제품 제작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팹리스 육성은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팹리스는 파운드리와 협력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AI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밖에 노광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네덜란드의 ASML처럼 글로벌 1위 소부장 기업을 키우기 위해 기술·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소부장 품목·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등을 전폭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주=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28일 경주엑스포대공원에 조성된 'K-테크 쇼케이스'에서 HBM4 제품을 전시했다. leejy5223@newsis.com
[경주=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28일 경주엑스포대공원에 조성된 'K-테크 쇼케이스'에서 HBM4 제품을 전시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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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생태계"…팹리스가 살아야 삼성·SK도 산다[반도체 2강 도약②]

기사등록 2025/12/13 09:01:00 최초수정 2025/12/13 09: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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