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두로 '급소' 노렸다…유조선 억류로 돈줄 말리나

기사등록 2025/12/12 15:15:27

최종수정 2025/12/12 15:24:34

백악관 "억류한 유조선 원유, 압류할 것"

추가 나포 가능성…유조선 등 추가 제재

베네수, 원유 수출에 수입 대부분 의존

"수출 봉쇄되면 심각한 경기 침체 빠질 것"

[백악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제재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25.12.12.
[백악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제재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25.12.12.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정조준했다.

유조선을 대상으로 한 추가 억류 가능성도 제기돼, 국가 경제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전날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억류한 대형 유조선에 실려 있는 원유를 압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압류하려면 법적 절차가 필요한데, 그 절차를 따를 것"이라며 "제재 대상인 그림자 함대 유조선이 암시장을 거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에게 원유를 전달하려는 걸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제재 대상 유조선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추가 나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처조카 3명과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협력한 파나마인 기업, 관련 해운사 6곳 및 유조선 6척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베네수엘라=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 시간)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의 엑스(X) 계정에 게시된 영상 이미지에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본디 장관 X 갈무리) 2025.12.12.
[베네수엘라=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 시간)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의 엑스(X) 계정에 게시된 영상 이미지에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본디 장관 X 갈무리) 2025.12.12.

WP는 이번 조치가 중국에 석유 수출을 크게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옥죄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마두로 축출 노력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 국가로, 수출 대부분을 석유 및 관련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가스 전문지 오일앤드가스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 확인된 매장량의 17%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보다 많은 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수출액 규모는 240억 달러(약 35조3700억원)로, 88%가량을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석유 관련 제품이 나머지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베네수엘라 석유 최대 구매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미국이었지만, 현재는 중국이 80%가량을 수입한다. 주로 중국 내 소규모 정유사들이 구매한다.

제재를 피하기 위해 그림자 함대를 이용하는데, 전날 미국이 나포한 대형 유조선 '스키퍼호'도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조작해 실제 위치를 숨긴 것으로 전해진다.

해상 정보분석가 미셸 비제 보크만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해안을 항해한 유조선 20여 척 중 상당수는 위조 국적을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카라카스=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열린 지역사회 위원회 취임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5.12.12.
[카라카스=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열린 지역사회 위원회 취임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5.12.12.

전문가들은 유조선을 추가 압류하면 마두로 정권의 수익원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고 본다. 원유가 압류될 때마다 수입을 잃고, 거래 위험을 감수하게 하려고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야 할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 수익을 정권 유지와 국방비, 식품과 의약품을 포함한 필수품 수입 등에 사용하고 있다. 당장 석유 수출길이 막히면 마두로 정권 체제 유비 비용은 물론, 국민 생필품까지 끊겨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

베네수엘라 전문가인 프란치스코 로드리게스 덴버대 교수는 WP에 "해상 봉쇄로 석유 수출이 완전히 차단되면, 2016~2020년 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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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두로 '급소' 노렸다…유조선 억류로 돈줄 말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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