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대 최대 규모…타당한 이유로 억류"
美법무 "제재 원유 수송에 사용된 유조선"
베네수 "뻔뻔한 강탈…석유 빼앗으려는 목적"
![[백악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2025.12.11.](https://img1.newsis.com/2025/12/11/NISI20251211_0000852137_web.jpg?rnd=20251211063319)
[백악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2025.12.1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했다.
10일(현지 시간) AP, 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 중 "아시다시피 우린 방금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유조선이다. 아주 큰 규모다"라며 "사실 지금까지 억류한 것 중 가장 큰 규모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날"이라고만 했다.
유조선에 실린 석유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묻자 "글쎄, 우리가 보관하고 있는 것 같다. 잘 모르겠다"고 애매한 답을 했다. 유조선 소유주가 누구인지엔 답을 거부하며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된 것"이라고 말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몇 시간 뒤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연방수사국, 국토안보수사국, 해안경비대는 국방부 지원을 통해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및 이란 원유를 수송하는 데 사용된 유조선에 대해 압수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유조선은 외국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불법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연루된 혐의로 수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압류는 안전하고 확실하게 진행됐으며, 제재 대상인 석유를 운송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와 공동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미 해양경비대 대원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10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억류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 엑스 갈무리) 2025.12.1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11/NISI20251211_0002015758_web.jpg?rnd=20251211111336)
[서울=뉴시스] 미 해양경비대 대원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10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억류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 엑스 갈무리) 2025.12.11. *재판매 및 DB 금지
본디 장관이 게시물에 첨부한 영상에는 무장 대원이 헬기에서 줄을 타고 유조선 갑판으로 내려와 선박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NBC에 따르면 영상 속 대원들은 해안경비대 소속이라고 복수의 미국 관료들이 확인했다. 해상 대테러 및 마약 단속에 특화된 정예 부대인 해양경비대 해상안보대응팀 대원들도 작전에 투입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억류된 유조선은 '스키퍼'호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 원유를 실은 상태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이란산 원유 밀수 사건 관련 전력이 있다며, 등록되지 않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 국기를 달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종 목적지는 아시아 지역이었다고 한다.
현재 베네수엘라 전체 석유 수출량의 80%가량은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건에 정통한 관계자가 해당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쿠바로 운송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의 엑스(X) 계정에 게시된 영상 이미지에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작전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선박으로 베네수엘라를 떠난 지 수 시간 뒤에 이뤄졌다. 2025.12.11.](https://img1.newsis.com/2025/12/11/NISI20251211_0000852426_web.jpg?rnd=20251211103753)
[베네수엘라=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의 엑스(X) 계정에 게시된 영상 이미지에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작전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선박으로 베네수엘라를 떠난 지 수 시간 뒤에 이뤄졌다. 2025.12.11.
이번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임박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미군 병력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같은 날 미 해군 F/A-18 전투기 두 대가 베네수엘라와 접한 만 상공을 30분 넘게 비행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해상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선박을 20여 차례 공격했다. 공격으로 최소 87명 사망했다.
미 국방부는 마약 밀매 방지 작전 일환이라며 카리브해와 태평양에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포함해 군함 12척과 항공기, 병력 1만5000여 명을 투입한 상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로, 수출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압류 사태가 반복되면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내 이번 압류가 "뻔뻔한 강탈이자 국제적 해적 행위"라며, 자국 석유를 빼앗기 위한 목적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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