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 세계 첫 SNS 사용금지법 발효…10일부터 16세 미만 접근 차단

기사등록 2025/12/09 22:36:47

최종수정 2025/12/09 22:42:23

호주 정부 “금지 아닌 지연, 플랫폼 아닌 부모의 입장 자녀 안전 고려”

SNS 접근 차단, 플랫폼 업체가 신분증 확인 등으로 금지령 시행 요구

부모 동의 불문, 16세 미만 접속시 약 482억원 과징금

[서울=뉴시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차단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출처: BBC) 2025.12.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차단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출처: BBC) 2025.12.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호주에서 10일(현지 시간·한국시간 9일 오후 10)부터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이 발효된다. 바야흐로 SNS 시대를 맞아 SNS 이용 연령 규제에 나선 것은 호주가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호주 의회는 지난해 11월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주요 SNS는 10일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이는 신규 가입을 금지하고 기존 계정도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돼 사용할 수 없다.

적용 대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X·옛 트위터),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소셜미디어다.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 대해 4일부터 사용자의 계정을 차단하기 시작했으며 구글도 10일부터 16세 미만은 유튜브에서 자동 로그아웃된다고 밝혔다.

유투브 키즈 구글 클래스룸, 왓츠앱 등은 여전히 16세 미만도 접근이 가능하다. 호주 정부는 금지 대상 플랫폼 목록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의 16세 미만 어린이는 500만 명, 10~15세은 100만 명 가량이다.

호주 정부는 이 법안으로 세계를 선도하게 되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BBC 방송은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플랫폼이 아닌 부모의 편에 서서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장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금지’가 아닌 ‘지연’이라는 단어를 더 선호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자유롭게 나가기 전에 성장할 시간을 더 주기 위해 SNS 접속을 지연시키는 것이라는 것이다.

BBC는 “용어가 무엇이든 다른 많은 국가들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과감한 조치”라며 “정부가 성공 여부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호주의 법은 SNS 플랫폼 업체들이 청소년 차단 금지령을 시행할 책임을 갖도록 했다. 금지 연령의 어린이가 계정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정부 발급 신분증, 얼굴 또는 음성 인식 등 다양한 연령을 확인하는 기술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냅챗은 사용자들이 은행 계좌,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또는 셀카를 사용해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모의 동의와도 관계없이 16세 미만 이용자가 차단되지 못하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2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부에서는 가짜 프로필, 가족과의 공동 계정, VPN 사용 등 금지를 우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지 않아 시행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봐야 한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1월 퀸즐랜드 브리즈번에서 온라인상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당하던 14세 남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SNS 부작용이 이어지면서 SNS 연령 규제 법안 제정과 실행에 나서게 됐다.

호주 정부의 올해 초 조사에서 10~15세 어린이의 96%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10명 중 7명이 여성혐오적이고 폭력적인 내용, 섭식장애와 자살을 조장하는 내용 등 유해한 내용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니카 웰스 통신부 장관은 기술 회사들이 전례 없는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에 반발하는 것에 겁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웰스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자녀를 여러 명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권력에 맞서 협상하는 방법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 장관은 온라인에서 아이들이 고통받는 부모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정책 추진 의지를 지탱해 준다고 덧붙였다.

호주에 이어 말레이시아도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의회도 지난달 16세 이상만 소셜미디어 등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SNS 연령 제한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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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 세계 첫 SNS 사용금지법 발효…10일부터 16세 미만 접근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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