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서포트' 본부장으로 영입…본격 'AI 퍼스트' 기업 전환
"설 본부장, AI 기반 개발 고도화 및 업무 프로세스 혁신 기대"
'AI 퍼스트' 기업 선언한 크래프톤…게임 개발에 AI 활용 활발

설창환 크래프톤 '스튜디오 서포트 본부'장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동현 윤정민 기자 = 크래프톤이 넷마블에서 인공지능(AI) 조직을 이끌었던 설창환 전 부사장을 영입했다. 'AI 퍼스트' 기업으로의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1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설 부사장은 크래프톤에 신설된 '스튜디오 서포트(Studio Support) 본부'의 신임 본부장을 맡는다. 이 조직은 크래프톤 산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고품질의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설 본부장은 AI 기반 기술 전략과 대규모 게임 제작 환경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리더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넷마블에서 게임 서비스 개발실장, 연구개발(R&D) 전략 담당, AI 조직 '콜럼버스 센터' 최고기술책임자(CTO), 대체불가토큰(NFT) R&D 조직 초대 수장 등을 거쳤다. 올해 초에는 신설된 AI·테크랩장(부사장)을 맡아 지난 7월까지 재직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설 본부장 합류로 회사의 기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AI 기반 개발을 고도화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해 각 스튜디오가 창의적인 게임 제작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재 크래프톤의 AI 기술 개발 총괄은 이강욱 AI 본부장이 맡고 있다. 'AI 본부'에서는 게임 데이터 수집·가공 기술 역량과 게임 특화 소형언어모델 및 AI 에이전트 개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설 본부장이 이끄는 '스튜디오 서포트 본부'에서는 AI 기술과 게임 개발 노하우를 각 스튜디오 실무에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AI 퍼스트' 선언하며 1000억원 투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10월 23일 사내 행사에서 "에이전틱 AI를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직원들은 창의적 활동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AI 중심 경영 체계를 본격화하겠다"며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 구조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 전사적 생산성 혁신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내년부터는 매년 약 300억원을 들여 직원들이 다양한 AI 도구를 직접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기존 AI 지원 규모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미 AI를 게임 개발, 서비스, 경영 지원 등에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스튜디오에선 이미 AI 활용 한창
게임 개발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활용해 AI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마법소녀 러블리 카와이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등을 출시했다. 특히 '마법소녀 루루핑'의 경우 단 3명의 개발자가 1개월 만에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며 AI 기술의 효율성이 주목받았다.
지난 10월에는 신작 협동 공포 게임 '미메시스'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글로벌 출시했다. 미메시스는 게임 이용자의 행동과 목소리를 정교하게 흉내 내는 AI '미메시스'를 상대로 펼치는 4인 협동 공포 게임이다. 언제든 동료가 '미메시스'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공포를 극대화한다.
지난 3월 인조이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신작 '인조이'에는 3D 프린터 기술과 모션 생성 기술 등 다양한 AI 기반 기술이 활용됐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AI 기반 협업 가능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가 실험적으로 적용됐다.
내년 초에는 또 다른 CPC인 '펍지 앨라이'를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 모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펍지 앨라이'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CPC 사례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펍지 앨라이'는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이용자와 전략을 논의하고 그에 맞춰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특히 파밍(아이템 수집)·교전·생존 중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하며,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CPC 상용화에 앞서 이용자 의견을 듣고 엔비디아와 장기적인 전략 파트너십을 지속해 펍지 앨라이를 고도화하고 최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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