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사라진 '수원'…축구 수도의 몰락

기사등록 2025/12/09 10:33:21

수원 삼성 2년째 승격 실패…수원FC는 6년 만에 강등

1부 지도에서 사라진 수원…내년 K리그2서 '수원 더비'

[서울=뉴시스]프로축구 수원 삼성 승격 실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프로축구 수원 삼성 승격 실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내년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K리그1에서 수원 연고지의 팀이 사라진다.

수원FC는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 2차전 합계 2-4로 져 강등됐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던 2차전 홈 경기에서도 2-3으로 패해 6년 만에 2부리그로 추락했다.

올 시즌 K리그1 10위로 승강 PO에 나선 수원FC는 K리그2 3위로 PO를 거쳐 올라온 부천에 덜미를 잡혔다.

'득점왕' 싸박을 앞세운 수원FC가 전력상 우위일 거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폭설로 지난 1차전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는 결과적으로 수원FC에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수원 삼성은 제주SK FC와의 승강 PO에서 1, 2차전 합계 0-3으로 완패해 승격이 좌절됐다.

1996년 창단 후 줄곧 최하위 리그에서만 뛰다가 2023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최하위로 처음 강등된 수원은 올 시즌 K리그2 준우승으로 승강 PO에 올랐으나, 제주의 벽에 막혔다.

[서울=뉴시스]수원 삼성 이기제 퇴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수원 삼성 이기제 퇴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골키퍼, 수비의 실수와 퇴장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멸했고, 변성환 감독은 승격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년 만의 승격을 지켜보러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수원 서포터스 중 한 명은 경기 중 과호흡으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다행히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수원 팬들의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은 프로축구에서 '축구 수도'로 불릴 정도로 팬들의 열정이 뜨거운 도시다.

그러나 이제는 1부리그 지도에서 사라진 몰락의 도시가 됐다.

수원FC의 강등을 현장에서 지켜본 한 관계자는 "수원의 망신이다. 수원 더비를 2부에서 하게 됐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벤치 자원으로 선발 라인업을 짤 정도로 스쿼드가 두터워 '레알 수원'으로 불렸던 수원 삼성은 K리그 4차례 우승(1998, 1999, 2004, 2008)과 코리아컵 5회 우승(2002, 2009, 2010, 2016, 2019년)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서울=뉴시스]수원FC 6년 만에 강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수원FC 6년 만에 강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삼성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2014년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투자가 급감했고, 이는 결국 구단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구단 프런트의 운영까지 낙제점을 받으면서 2부리그 추락이란 수모를 당했다.

강등 첫 해 PO에도 못 간 수원은 2025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와 우승 경쟁을 펼치며 부활의 날갯짓을 펴는 듯했으나 결국엔 다이렉트 승격에 실패하고, 승강 PO를 넘지 못했다.

2021년 K리그1에 오른 뒤 꾸준히 입지를 다졌던 수원FC도 한계에 부딪히며 6년 만에 다시 2부로 내려갔다.

수원은 지난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2회 연속 4강으로 이끈 김은중 감독 체제에서 파이널A(5위)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잔류가 목표였던 수원FC의 시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향했다.

그러나 현실을 깨닫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 7경기 무승으로 시작한 수원FC는 여름까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원=뉴시스]프로축구 수원FC 싸박.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뉴시스]프로축구 수원FC 싸박.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윌리안, 안현범, 안드리고 등을 데려와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으나, 시즌 막바지 윌리안이 스포츠 탈장으로 이탈하고 수비가 무너지면서 다시 고꾸라졌다.

시즌 17골로 득점왕에 오른 싸박은 정작 가장 중요한 승강 PO에선 부진했고, 2차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비디오판독(VAR)으로 얻어낸 페널티킥 만회골을 넣는 데 그쳤다.

잔류에 실패한 뒤 구단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은 김은중 감독의 거취도 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수원 삼성의 승격 실패와 수원FC의 강등으로 내년 K리그1에선 수원 연고의 팀을 볼 수 없게 됐다.

2023년 1부에서 '수원 더비'를 펼쳤던 두 팀은 2026년 2부에서 씁쓸한 만남을 가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사라진 '수원'…축구 수도의 몰락

기사등록 2025/12/09 10:33:21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