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집 앞에서 방치돼 녹슬어가던 1960년대 애스턴 마틴 DB5가 전면 복원에 성공하며 현재 가치 100만파운드(약 19억5000만원)를 인정받았다.(사진=BBC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수십 년간 집 앞에서 방치돼 녹슬어가던 1960년대 애스턴 마틴 DB5가 전면 복원에 성공하며 현재 가치 100만파운드(약 19억5000만원)를 인정받았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웨일스 플린트셔 몰드에 거주하는 존 윌리엄스(71)는 1973년 중고로 구매한 애스턴 마틴 DB5를 45년 만에 다시 운전하게 됐다.
해당 차량은 영화 '골드핑거'와 '썬더볼'에 등장한 모델로, 1963~1965년 단 1022대만 생산된 희귀차일 뿐만 아니라 특히 그가 소유한 실버 버치 그레이 색상의 DB5 반테이지(Vantage)는 전 세계 39대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는 20대 초반 이 차를 구매했지만 중동에서 일자리를 얻은 뒤 장기간 방치하게 됐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며 심각하게 손상됐다.
폐차 수준의 상태였음에도 애스턴 마틴은 차량 가치를 50만파운드(약 9억8000만원)로 평가해 매각 제안이 이어졌으나, 부부는 차량을 복원해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수전은 "남편이 '어떻게 할까'라고 묻길래 '이런 차는 다시 못 구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약 40만파운드(약 7억8000만원)를 모아 복원 작업을 의뢰했고, 버킹엄셔 뉴포트 패그넬의 애스턴 마틴 워크스는 차량 내부의 쥐 둥지를 제거한 뒤 총 2500시간에 걸쳐 부품 교체와 원형 도색 복구를 진행했다.
윌리엄스 부부는 공장을 수차례 방문하며 복원 과정을 지켜봤다.
애스턴 마틴 역사학자 스티브 와딩햄은 "차라리 새 차를 만드는 게 더 쉬웠을 정도로 부식이 심했다"며 "복원에는 엄청난 기술과 인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가 풍기는 냄새, 촉감, 소리까지 특별한 존재감을 가진다"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복원 완료 후 첫 주행을 마친 윌리엄스는 "출고 당시보다 지금이 더 좋다"며 "오늘만큼은 27살이 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그는 차량을 자주 몰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차를 어디에 두고 갈지 항상 제한적이고 날씨 영향도 크다"며 "한 번 방치했던 실수를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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