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AI·저출산 문제 협력
AI·반도체·에너지 투자환경·공급망 공동 구축
"한일 공동 관광 추진하자" 한일판 솅겐조약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문화 교류도 확대
![[서귀포=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8/NISI20251208_0002012475_web.jpg?rnd=20251208100410)
[서귀포=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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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통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패러다임으로 '한일 경제연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8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양문석 제주상의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부회장 등 기업인 16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우에노트랜스테크 회장),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상의 회장(고베제강 수석고문), 후지사키 사부로스케 센다이상의 회장(후지사키 회장), 구라하시 준조 아오모리상의 회장(구라하시건설 회장)을 비롯해 기타자와 도시후미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상담역 등 일본 기업인 6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한일간 협력이 말에만 그치지않고 성과를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직접 실험을 해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한 의료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일 교류 협력을 '한일판 솅겐조약'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솅겐조약은 유럽 국가들 간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 협정이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외국에서 많은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가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해외 관광상품을 만들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도 개회사에서 "자국 우선주의라는 조류가 강화되고 있지만, 무역중심국인 일본과 한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체제의 유지와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한일경제는 기존의 '씨피티티피(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와 '알셉(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라는 다자간경제협력체제를 중시하며 자유롭고 열린 국제경제질서를 지켜야만 한다"고 강조헀다.
![[서귀포=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8/NISI20251208_0002012477_web.jpg?rnd=20251208100439)
[서귀포=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일 공통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
공동성명은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 ▲문화교류 확대가 주 내용이다.
우선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이 양국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데 공감했다.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투자환경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자유롭고 열린 국제 경제질서 유지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저출산·인구감소가 공동 직면한 중대 과제라는 인식도 공유했다. 양국 정부가 관련 협의에 착수한 만큼 민간 부문도 정책·연구 경험 공유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관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기반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한일 직항노선 확대로 상호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날 함께 열린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도 양국 협력의 틀을 경제연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비전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룰 테이커(Rule Taker·규칙의 추종자)에서 룰 세터(Rule Setter·규칙의 결정자)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특별대담은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는 모더레이터(중재자)로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 등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와 함께 한일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AI·반도체 분야에서 피지컬 AI(물리적 AI) 협력과 공동 멀티모달 AI(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AI) 플랫폼 구축 등 양국의 상호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협력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 스타트업 분야에서 단일 국가의 한계를 넘어 한일 공동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일 지역상의 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지역협력 우수상의' 표창도 진행됐다.
한국 측에서는 인천상의가 고베·이미즈 등 일본 지역상의와 오랜 기간 교류를 이어온 공로로 상을 받았다. 일본 측에서는 제주상의와 청년·농산물 등 교류 분야를 확대한 아오모리상의가 꼽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교정상화 이후 경제협력 60년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시도 함께 진행됐다. 기술교류와 글로벌 합작투자에서 나아가 미래산업 공동대응으로 확장된 다양한 협력 사례가 소개됐다.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한일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는 순수 민간 차원의 협의체로, 양국의 대표 경협 채널로 자리 잡았다.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내년 일본 센다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