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에도 "'영구 확장' 안돼" 명시
러 "아름대운 개념, 구현 살필 것"
전문가 "美, 러 위협 축소 자책골"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대체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환영하고 나섰다. 사진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2025.12.08.](https://img1.newsis.com/2023/09/12/NISI20230912_0000483888_web.jpg?rnd=20230912022030)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대체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환영하고 나섰다. 사진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2025.12.0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대체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환영하고 나섰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는 이것을 긍정적 변화로 보고 있으며, (새 NSS는) 이전 문서들과 달리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지칭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5일 발표한 NSS에는 러시아를 '미국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언급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러시아를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해 "유럽의 비현실적 기대"를 지적하면서 미국을 유럽의 동맹국이 아닌 러시아-유럽 사이의 협상 중재자로 규정했다.
NSS는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확장되는 동맹'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탈냉전 당시 '나토는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는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정면으로 어겼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는데, 사실상 러시아 인식을 반영한 문구가 미국 국가전략에 명시된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냉전 시대 적대관계였던 양국이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복귀 이후 훨씬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러시아는 신중하게 환영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기조 전환이 전통적 주류 세력에 의해 방해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NSS가) 개념적으로는 아름답게 쓰여 있더라도, 이른바 딥스테이트(정부 내 비밀 권력집단)가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명시된 개념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페스코프 대변인의 '딥스테이트' 언급에 대해 "선출된 정치인의 개혁을 가로막는 관료주의, 음지에서 정부를 조종한다는 의심을 받는 엘리트 집단에 대한 음모론 등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도 트럼프 행정부 새 NSS가 러시아 견제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쏟아냈다.
토리 타우시 대서양협의회(애틀랜틱카운슬) 수석연구원은 "러시아가 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재래식 위협을 축소시키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번 NSS는 행정부가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훼손하는 자책골과 같다"고 지적했다.
나탈리 토치 로마국제관계연구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문서는 미국, 중국, 러시아라는 3대 강대국이 주도하는 세계에 대한 상당히 일관된 비전을 제시한다"며 "(미국은) 유럽을 미국이나 러시아 중 어느 한쪽의 지배를 받는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것이 꽤 명확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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