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신 소환 "홍콩 화재·선거 보도, 레드라인 넘지 말라" 경고

기사등록 2025/12/07 02:59:47

홍콩 주재 中국가안보공서, 주요 외신 소환

입법회 선거 앞 "반중·교란 책동 용납 안 해"

"홍콩 언론 이어 외신 감시·통제 강화" 분석

[홍콩=AP/뉴시스] 11월 27일(현지 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웡푹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위로 새가 날아가고 있다. 같은 달 26일 발생한 이 화재로 31층 아파트 8개 동 중 7개 동에 불이 번졌고 159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DB)
[홍콩=AP/뉴시스] 11월 27일(현지 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웡푹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위로 새가 날아가고 있다. 같은 달 26일 발생한 이 화재로 31층 아파트 8개 동 중 7개 동에 불이 번졌고 159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홍콩에 있는 중국 안보 당국이 외신 기자들을 소환해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와 다가오는 입법회(의회) 선거 보도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외신들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주재 국가안보수호공서는 이날 홍콩 주재 외신 대표 및 기자들을 불러들여 "일부 외신이 정부의 아파트 화재 구호 노력을 왜곡하고 (7일 치러지는) 입법회 선거를 공격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특히 중국이 중대 경고에 사용하는 "경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언급까지 했다고 했다.

회의 참석 요청을 받은 언론사는 AP통신과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통신 등이며 이런 회의에 공개 소환한 것은 처음이라고 SCMP는 부연했다.

국가안보공서는 "최근 화재 참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 홍콩을 2019년의 혼란으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며칠 전부터 경고해 왔다. 회의에서도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면서 "반중·교란 세력 책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이 기관은 사후 성명에서 "일부 외신은 사실을 무시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렸으며, 구호 활동을 왜곡·중상하고 입법회 선거를 공격·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 분열과 대립을 부추기고 연대 분위기를 훼손했다"며 "홍콩 시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국제사회를 오도헀다"고 맹비난했다.

성명은 특정 매체나 기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회의에선 기자들의 질의도 받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국가안보공서는 "'언론의 자유'와 '법 준수'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어떤 언론사도 '언론의 자유'라는 기치를 내걸고 중국의 내정이나 홍콩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며 "외신은 권리를 소중히 여기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며 법적 레드라인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외신 기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존중하고 보호한다"며 "취재에 필요한 지원은 계속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번 경고는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홍콩 내 외신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난주 재난(화재 참사)이 2019년 반정부 시위로 휩싸였던 도시에 새로운 정치적 심판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켈로그 조지타안 아시아법센터 소장은 "홍콩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현지 언론사들은 공격을 받아왔고, 이번엔 국제 언론사들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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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신 소환 "홍콩 화재·선거 보도, 레드라인 넘지 말라" 경고

기사등록 2025/12/07 02:59:4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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