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콩 재배 12% 확대…시장 전환은 아직 '걸음마'
정부, 내년 TRQ 증량 중단·비축콩 할인 확대 추진
가격 격차·가공업계 관행이 국산 전환 최대 난제
![[괴산=뉴시스] 서주영 기자 = 24일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밭에서 콩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사진= 괴산군 제공) 2025.10.2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4/NISI20251024_0001974588_web.jpg?rnd=20251024145528)
[괴산=뉴시스] 서주영 기자 = 24일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밭에서 콩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사진= 괴산군 제공) 2025.10.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올해도 쌀 초과공급 흐름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논을 콩·밀 등 전략작물로 전환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콩 재배면적은 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수입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국산콩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비축콩 할인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25년산 콩 재배면적은 8만3133㏊로 전년보다 1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논콩 재배면적은 3만2920㏊로 전년 대비 46.7% 늘어 전략작물직불제 시행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공급 기반은 확대됐지만 시장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전환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업계의 기존 사업계획을 고려해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일부를 추가 공급했지만, 내년부터는 증량 없이 운영하기로 이미 확정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국산콩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중간 수요층에서는 충분히 국산 대체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콩 재배가 크게 늘었음에도 식품기업이 수입콩을 계속 사용하는 핵심 요인은 가격 차이다. 국산콩은 수입콩 대비 약 3배 비싸다. 통상 가격 비교는 국산콩 정부 수매가격인 ㎏당 약 4800원, 수입콩 정부 판매가격인 1400원을 기준으로 한다.
![[세종=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풀무원 기술원을 방문해 콩 가공식품 기술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국산콩 소비 확대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2025.08.1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4/NISI20250814_0001918824_web.jpg?rnd=20250814153846)
[세종=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풀무원 기술원을 방문해 콩 가공식품 기술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국산콩 소비 확대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2025.08.14. [email protected]
국산콩 재고가 남는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들은 TRQ 물량 확대를 정부에 요구했다. 국산콩 비축콩을 수매가보다 33% 할인해 공급하고 있음에도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국산콩 생산이 늘어 수입콩 증량분 3만t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으나, 업계의 전년 계획 등을 고려해 지난 9월 2만7700t을 추가로 공급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국산콩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비축콩을 더 큰 폭으로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국산콩을 활용한 다양한 판촉행사와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국산콩은 두부·두유·장류 시장이 가장 크지만, 식물성 단백질 제품 개발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두부·두유·장류 외에도 마스크팩 같은 국산콩 함유 화장품 개발 사례도 있다. 농식품부는 국산콩 신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마켓 테스트·홍보비 등을 지원하는 '제품화 패키지 사업'을 시행 중이다. 더불어 국산콩 원료를 직접 할인 공급해 신제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국산콩의 품질과 안전성이 수입콩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 회장은 "수입콩과 달리 국산콩은 원산지·생산자·농약검사 등 최소 6개 증명서를 갖춰야 유통되는 만큼 관리 수준이 다르다"며 "국산콩은 수확 즉시 저온창고에서 보관해 품질을 유지하지만, 수입콩은 장기 벌크 보관 뒤 국내로 들어와 비교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산콩 전환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식량안보와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 수요와 맞물려 있다. 조 회장은 "두부·된장·간장·두유 같은 보편 식품에서 안전한 원료가 필요해지고 있다"며 "국산콩은 프리미엄과 보편 시장 모두에서 대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산콩은 만성적인 쌀 과잉의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가공시장의 상황과 수입콩과의 가격 차이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논콩 기계 수확 (사진=전북농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